ㅇ 산이름 : 조령산(1,025m)
ㅇ 산행일시 : 2007. 1. 27.
ㅇ 산의개요 : 조령산은 충북과 경북에 걸쳐 있는 이화령과 조령3관문 사이에 위치하며, 산림이 울창하며 대 암벽지대가 많고 기암괴봉이 노송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다. - 한국의 산하에서
ㅇ 산행시작 : 10:03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금요일 눈이 내린다고 한다. 눈이 내려준다면 더없이 좋을거라며 친구와 함께 출발.. 조령산은 내가 살고 있는곳에서부터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연풍IC에서 나오니 곧바로 옛날길의 이화령이 시작된다. 이화령 정상(해발 548m)에는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그모습이 너무나 쓸쓸하다. 옛날에 이 도로로 다녔을때는 번창했었는데... 24년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들과 이 휴게소에 들렀을때는 사람도 많았었다. 그때 휴게소직원이었던 미스리 라는 분이 있었는데...나도 총각, 그녀도 처녀...ㅎㅎ. 그냥 가슴만 떨렁떨렁.. 옛추억이 새롭다. 휴게소 마당에는 이미 버스한대가 와서 출발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고 그 외 우리차와 또다른 자가용 승용차에서 4명이 내려 분주하게 출발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휴게소에 잠시 들러 물한병 사고 출발한다.
휴게소에서 나와 우측으로 잠깐 가니 경북과 경계지점이 나온다. 산행 들머리이다. 등산안내도 보고 본격적으로 출발..산행은 능선아래쪽에서 시작되므로 바람도 없다. 조금있으니 벌써 등쪽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앞서가던 단체산행객들이 모여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그렇게 미끄럽지 않기에 그냥 진행했다. 어떻게 가다가 보니 단체산행객의 중간에 끼게 되어 함께가는 처지가 되었다. 조금 더 올라가다가 또 외투들 벗느라 정체다. 조금가다가 능선이 나오면 좀 추울 것 같아 우리는 그들을 추월해서 전진... 하늘에선 눈발이 조금 흩날린다.
ㅇ 제1헬기장 : 10:36
다른분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폐타이어를 이용한 헬기장에 도착했다. 이젠 제법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헬기장은 그냥 지나치고 그대로 올라간다. 올라가며 보는 경치는 점점 절경을 향해 치닫는다. 이미 내린 눈이 바람을 맞아 상고대처럼 피어 있고 또 다시 내리는 눈에 의해 아름다운 눈의 결정체가 그대로 살아있다.
ㅇ 조령샘 : 11:00
아름다운 설경에 푹 빠져 걷다보니 조령샘에 도착했다. 이화령에서 2km지점에 있고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1km남았다. 샘은 겨울이라 그런지 쫄쫄 수량이 아주 적었다. 어렵게 한컵 받아 마시니 목이 시원하다. 아까전에 우리가 추월한 단체 산행객들이 리더를 필두로 올라오고 있어 우리는 또 다시 앞으로 나갔다.
ㅇ 제2헬기장 : 11:18
제2헬기장에 도착하기 바로전에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부터 정상까지 20분이라고 씌여 있다. 이곳에서 홀로 산을 오르는 산님에게 부탁하여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고 또 오르니 곧바로 제2헬기장이 나타난다. 친구와 하늘을 향해 두팔을 뻗으며 폼을 잡고 다시한번 사진을 찍었다. 하늘에서는 눈이 펑펑내려 눈으로,코로,입으로 쉼없이 날라 들었다.
ㅇ 조령산정상 : 11:29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있는데 이상하게 해발 1,017m 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옆의 이정표에는 해발 1,025m로 되어 있다. 정상에 도착한 사람들중 일부는 다시 올라온길 쪽으로 내려 갔지만 우리는 능선을 타고 제3관문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고 계속 전진이다.
ㅇ 암릉구간 : 11:53
내려가는 길에 친구녀석이 한마디 한다. “뭐 별로 암릉도 없구만.. 뭐가 등산로가 험하다고 할까?” 그말을 비웃듯이 바로 눈앞에 암릉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인공계단으로 시작하더니 바위계단.. 그리고 로프로 이어지는 등산로... 앞에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멈춰서 있다. 이야기인즉슨 정체가 된단다. 아래쪽을 보니 여성산행객들이 로프를 잡고 끙끙대신다. 그중에 일부는 아이젠이 없는분도 있는것같은데 잘 모르겠다. 길은 좁고 정체되니 어쩔도리가 없다. 뒤에 서서 순서가 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나는 군대에서 유격훈련도 받아 보지 못했지만 요즘 산을 다니면서 이렇게 로프도 많이 타본다. 아무리 로프가 있어도 서울근교의 산을 다녀봤다면 별로 힘들지 않을 것이다. 북한산, 관악산의 암릉은 대한민국의 최고 난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관악산의 암릉에 비하니 이곳 조령산의 암릉구간도 그저 그랬다. 어쨌든 간에 앞의 여성분들이 힘들게 내려가니 어쩔수가 있는가? 남는 시간에 사진이나 찍자...
ㅇ 안부 갈림길 :
급경사 암릉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신선암봉 40분, 조령산 40분, 절골 50분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이 이정표가 조금 이상했다. 분명히 조령1관문이라는 방향표지판은 없고... 직진방향으로는 사람 발자욱이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으로 계속 전진했어야 대간길인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는길이 신선암봉인줄 알고 그대로 오른쪽으로 꺾었다. 오른쪽으로는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직진방향으로는 이정표의 방향도 맞지 않고 눈에 덮여서 그런지 아무도 지나간 자욱이 없으니 당연히 오른쪽으로 갈 수밖에... 그런데 자꾸 내리막으로만 계속된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또 다시 오르는 구간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허사... 에라이..배고픈데 점심이나 먹자. 식사후 계속해서 내려오니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소리도 들린다. 어라? 앞에 넓은 길이 생겼네?
ㅇ 무주암 : 13:54
내려와 보니 그 넓은 길은 조령3관문에서 1관문으로 지나가는 길이다. 길바닥은 사람들이 눈썰매를 타느라 빤질빤질 엄청 미끄럽다. 바로앞에 영남대로 옛과거길이라는 표지가 있고 그 뒤에 무주암이 있다. 이 무주암은 옛날에 과거보러 가던 사람들이 무주암에서 쉬다 갔다고 한다.
ㅇ 조령원터 : 14:05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당초 예상했던 16시 까지 될려면 시간이 널널하여 이곳저곳 안내판이 있는곳마다 구경하고 들여다 보기로 했다. 조령원터는 길옆에 돌로 담을 쌓고 그 안에 초가로 원터를 복원해 놓았는데 고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안내판에는 ‘주흘산 조령관문 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위치한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조 공용으로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시설이다’ 라고 되어 있다.
ㅇ 왕건 세트장 : 14:44
왕건 촬영 세트장에 도착하니 아예 한개의 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 모조물이지만... 고려궁과 백제궁이 함께 세워져 있고 장터 등도 조성되어 있다. 세트장은 나름대로 관리를 하고 있겠지만 태조왕건이 끝난 관계로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지는 모르겠다. 그나마 조령관문과 함께하여 좀 나을 듯 싶다. 요즈음은 각 방송국에서 지자체의 경쟁심리를 이용하여 자치단체에 부담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ㅇ 조령1관문 : 15:15
조령제1관문은 양쪽에 길게 성을 쌓아 3관문보다 더 웅장한 것 같다. 눈은 또 다시 펑펑 내린다. 이번 산행은 참 기분을 차분하게 하고 웬지 기분이 좋다. 조령제1관문 앞에 왕건 촬영때 사용하였던 옛날 무기들이 놓여 있어 약간의 볼거리도 제공한다.
ㅇ 박물관 : 15:31
맨 아래 박물관에 들러 이것 저것 구경하고 다른 사람들의 차를 얻어 타고 다시 이화령으로 올라가는데 눈이 장난아니게 쌓여 있었다. 차가 미끌어 지면서 잘 못올라가서 내려서 밀면서 했지만 결국 마지막 고개를 못넘고 우리가 타고온 차는 그냥 차를 돌려 내려가고 고개까지 뛰어서 올라갔다. 혹시 체인을 팔까하여 이화령휴게소에 들렀으나 휴게소는 이미 문이 닫혀있었다. 그러나 내려오는 길은 생각보다는 미끄럽지 않아 다시 내려와 터널을 통해 집으로 왔다. 오늘의 조령산 산행은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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