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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2/100대명산

눈속나라 태백산 산행기

by 수레의산 2006. 12. 3.

ㅇ 산이름 : 태백산
ㅇ 높  이 : 1,566.7m
ㅇ 위  치 : 강원 태백시 문곡소도동 영월군 상동면 천평리,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ㅇ 산행일시 : 2006. 12. 2
ㅇ 산의개요 : 태백산은 옛부터 삼한의 명산, 전국 12대 명산이라 하여 '민족의 영산' 이라 일컫는다. 태백산은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 않아 초보자나,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이르고 하산까지 4시간이면 족하다. 따라서 가족산행으로도 적합하다. 산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철쭉, 진달래가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차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며, 가을에는 오색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경을 이룬다.


산 정상에 태고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천제단은 둘레 27m, 폭8m, 높이3m의 자연석으로 쌓은 20평 가량의 원형 돌제단이다. 삼국사기에 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신라에서 오악 가운데 태백산을 북악으로 받들어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 한국의산하에서

 

ㅇ 제천역 도착 : 09:27:13
   열차시간이 09:50분인데 너무일찍 도착했다. 오늘길에 약간 빙판이 있어 조심스럽게 왔지만 그래도 빨리온것 같다. 주차장에 주차비 6,000원(1일주차) 내고 역사안에 들어오니 등산객들이 제법많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열차는 눈이내린 때문에 약간 연착된다는 안내방송이다. 결국 10:00에 기차가 도착했다.  열차안은 약간 시끄러웠다. 뒤쪽에 단체등산객들이 시끄럽게 떠들었고 앞쪽에는 어린아이 둘이서 계속 시끄럽게 했다. 조금만 조용했으면 좋겠는데...열차는 계속해서 서행하는 듯 하다.

 

 

ㅇ 태백역 도착 : 11:50
   태백역에 도착하여 바로 택시를 타고 유일사매표소로 향했다. 운전하시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아침까지는 길이 굉장히 미끄러워서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 한다. 이젠 눈이 좀 녹아서 10분정도면 유일사 매표소에 도착할거라고 했다. 택시비는 12,000원

 

ㅇ 유일사매표소 도착 : 12:05
   도착하여 입장권끊고(2,000원) 올라가다가 상점이 있는가 하고 물으니 없다고 한다. 아침먹은지 너무 오래된것 같아서 삶은계란이라도 먹을까하고 슈퍼에 들어가니 손님이 왔는지 않왔는지 소리쳐도 주인이 나오지 않는다. 할수없이 그냥 나와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르는 길은 임도가 조성되어 있어 비교적 넓은 길이다. 아마도 눈이내리기 전에는 차량들도 오르내렸을것 같다. 이 길은 유일사 쉼터까지 잘 뚫려 있는 길이다. 처음에 귀마개를 하지 않고 올라가니 얼마 못가서 귀가 많이 시렵다. 배낭에서 귀마개 꺼내 두르고 다시 올라간다. 길은 생각보다는 미끄럽지 않고 뽀드득뽀드득하는 소리가 마냥 정겹다.

 

 

ㅇ 유일사갈림길 : 12:26:04
   여기에서 우측으로 2km를 가면 유일사가 있고 계속해서 직진하면 천제단 가는길이다. (유일사쉼터 1.8km, 천제단 3.6km, 유일사매표소 0.5km)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니 이제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한다. 속에 조끼를 입었더니 좀 더운것 같아 잠시 쉬어서 벗어 배낭에 집어 넣었다. 처음에는 한명, 두명정도 보이던 산행객이 점점 늘어난다. 아마도 내가 좀 부지런히 올라왔는것 같다.

 

 

 

 

 

ㅇ 유일사쉼터 : 13:07:47
   헉헉거리고 올라오니 작은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일련의 등산객이 보인다. 이들은  사길령매표소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빨간색,분홍색의 여인들도 많이 보이고... 대부분 쌍쌍이 모여 올라온다. 앞에선 산행객들은 너무 늦고 뒤오는 산행객은 너무 빨리 따라온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를 감추며 열심히 올라간다. 이곳부터 약 20분 뒤부터 정말로 아름다운 눈의 나라가 펼쳐진다. 정말 글로써는 어떻게 표현할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꿈나라속인듯 하고 어떻게 보면 신선의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야 태백산의 설경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데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정도는 앞으로 펼쳐질 설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ㅇ 주목군락지 : 13:24:12
   올라가다 보니 한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다. 쉬는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것이다. 그냥 올라가려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가는 것이 나을듯 하다. 어차피 정상에 가면 바람이 많이 불것이고 추울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함께 점심을 먹었다. 혼자 간 산길이기에 혼자 앉아서 김밥을 편다. 뜨거운 물을 거내 후후 불면서 마시고 김밥을 먹었다. 처음에 꺼낸 김밥은 그래도 배낭속에 있었기에 그렇게 차갑지는 않았지만 두줄 마지막에 먹은 김밥 몇개는 그야말로 써늘한 밥이다. 대충대충 밥을 먹는 중간에도 바람이 가끔 세게 불어 나무에 쌓인 눈이 떨어져 김밥과 함께 눈밥이 되었다. 밥을 다 먹고 주목을 뒤로하여 지나는 산행님께 부탁을 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귀찮아서 대충 찍어달라고 부탁하였다.

 

 

 

ㅇ 눈속에 뭏친 새세상
   사람들은 눈속에 있으면 항상 감성적이 되는것 같다. 몇년전 아들녀석이 학원을 마칠 시간에 엄청난 눈이 와서 데리러 갔을때도 인간의 각종 탐욕이 서려있는 도로를 자동차를 타고서도 포근하고 동화속 같은 감정이 넘쳤었는데 더구나 지금은 높은 산속에서 눈꽃에 묻쳐(맞나?) 함께온 사람도 없이 홀로 산행을 하자니 정말로 감상속에 있는 새 세상이다. 인간들이 이 눈속의 경치에 심취해 있는것처럼 아무런 욕심없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산다면 굳이 새 세상이 필요할까? 모든 사람들이 지금 이 심경같다면 굳이 싸울필요도 없고 시위할 필요도 없고 전경도, 권력도, 자본도 필요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들이 그 매서운 바람에도 끄떡없이 서 있는 경치하며, 파랗다 못해 손가락으로 튕기기만 하면 정말 쨍하고 깨질것 같은 하늘, 눈꽃이 피어 자신의 굵기의 3배정도 더 굵어 보이는 철죽군락...

 

 

 

 

 

 

 

 

 

 

 

 

 

 

ㅇ 망경사갈림길 : 13:57:11
   상황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제 천제단은 0.7km 남았다. 더욱더 아름다운 눈의 나라가 펼쳐지고 있다. 아...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볼수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나? 아니면 우리의 선조께 감사해야 하나? 그저 남의 사진속에서 보아온 태백산... 다른사람들의 산행기에서나 보아온 설경.. 그 아름다움을 이짧은 문필력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태백산에 대한 모욕일뿐...

 

 

 

 

 

 

 

 

 

 

 

 

 

 

 

ㅇ 장군봉 : 14:11.06
   마침내 장군봉에 도착했다. 오히려 장군봉은 올라오는 동안에 보았던 그 설경보다는 단순했다. 다만 한가지...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정말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에도 제사를 지내는 탑이 있다. 탑속에 들어가서 잠깐 조망을 보았다. 아! 저 멀리 보이는 곳은 어디인가? 눈앞에 보이는 경치에 다른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앞에는 천제단의 모습이 펼쳐저 있다. 정말 정말 아름다운 설경... 이런 경치를 내 아내와 함께 오지 못한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ㅇ 천제단 : 14:17:25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은 그저 밋밋한 능선인데 참으로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정말 날라가는줄 알았다.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엄청나다. 사람들이 앞을 보고 걷는게 아니라 게처럼 옆으로 걸었다. 나도 물론 옆으로 걸으며 바람을 등지고 걸었다. 마침내 천제단에 도착해 보니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 있고(단에는 누군가 놓은 꽃과 귤이 있었다) 태백산이라는 정상석이 있다. 다른 등산객에게 사진을 한장 부탁하고 다시 저쪽 장군봉쪽을 바라보니 지나온 장군봉에 백발이 그득하다. 저 멀리 바라보는 산들은 아득하니 멀다. 내려가는 길이 더 미끄러울것 같아서 아이젠을 차고 곧바로 내려온다.

 

 

 

 

 

 

 

 

 

ㅇ 망경사 : 14:30:35
   천제단에서 0.4km를 내려오니 망경사가 있고 그 바로전에 용정이라는 샘이 있는데 이 샘물은 가뭄이 들어도 수량에 변화가 없고 가장 높은 해발1,470m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신라시대부터 매년 시월상달 태백산 천제단에서 천제 봉행시 천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차가운 날씨에도 물을 마시니 아주 시원했다. 부정한 사람이 이 물을 마시면 물이 혼탁해 진다고 하는데 내가 마셔도 물이 혼탁해 지지 않았으니 나는 부정한 사람은 아닌가 보다.

 

 

 

 

 

 

 

 

ㅇ 반재 : 14:49:30
   천제단2.2km, 백단사매표소 1.8km, 당골광장 2.2km로 표시되었는데 나는 태백역에서 4시 11분 기차표를 예매하였기에 그냥 부지런히 당골광장을 향해서 하산했다. 내려오는 하산길도 역시 눈에 덮여 있었지만 오르는 길의 주목 군락지에 비하면 별로 볼것이 없는 등산로 이다. 가끔 내려가는 사람중에는 일부러 눈썰매를 타는 사람도 있는데 참 재미있어 보이지만 약간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ㅇ 반재밑 : 14:56:37
   거의 다 내려왔다. 문수봉2.2km, 천제단 2.7km, 당골관장 1.7km

 

 

 

ㅇ 당골광장 : 15:16:18
   마침내 당골광장에 내려왔다. 이곳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려고 보니 배낭옆에 차고 있던 식수가 얼어있었다. 흔들리는 물이 얼을 정도이니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짐작할만 하다. 얼음이 섞인 물을 마시니 참으로 시원했다. 불과 몇달전 까지만 해도 일부러 물을 얼려서 가지고 다녔는데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당골광장에서는 바로 아래에 가면 시내버스가 다니는데 기차시간 때문에 택시를 탔다. 택시요금은 6천원이다.

 

ㅇ 태백역도착 : 15:44:27
   태백역에 도착하니 시골역이라 그런지 자동판매기가 모두 운영자를 구하지 못해 판매 중지다. 등산객들이 10여명이 앉아 있었는데 점점 늘어났다. 안내방송에서는 16:11분에 출발할 예정인 청량리행 열차가 연착되어 16시18분정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16시20분경에 열차가 출발하여 18시 30분경에 제천에 도착하여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오늘은 정말 의미있는 산행을 한것 같았다. 다만 열차안에서 갈때나 올때나 시끄러운게 약간의 흠이지만 그게 사람사는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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