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제주 올레길 18코스

by 수레의산 2024. 1. 16.

2018년 퇴직 당시부터 하고 싶었던 일, 제주 올레길 전코스를 걸어보는 것. 2024년 드디어 결심했다. 다니던 일터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만두겠다고 하니, 그럴 것 없이 다녀와서 다시 일해달란다. 뭐... 그렇다면.

 

항공편과 숙소는 진작, 11월에 예약했다. 1월1일 그냥 제주도로 날랐다. 전에 국토종단도 해봤으니 그냥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당초 10시 55분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청주공항 저시정으로 인하여 점점 늦어지더니 11시 25분에 출발이 되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곧바로 택시 타고 관덕정 분식으로... 분식집에 도착해서 출발 도장 찍고, 13: 45분에 식사를 시켰는데 마침 이벤트 중이라며 추첨을 해보니 '땅콩 초코 찰떡파이'가 당첨되었다. 이것 다니면서 요긴하게 먹었다. 

어쨌거나 출발이 너무 늦다. 그리고 처음 가다 보니 방향도 잘 모르겠고, 리본과 화살표 보는 방법도 잘 몰라서  헤매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반대쪽으로 가다가 돌아오기를 몇 번 반복. 거기에 더해 비가 내린다.  길가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을 사서 쓰고 걸었다. 귤림서원, 만덕 할망등 볼 거는 많지만 시간 관계상 대충 보며 걷는다.

시간은 벌써 오후 3시다. 사라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나름 힘들다. 천천히 걸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시간이 늦어 빨리 걷자니 힘이 배로 든다. 주위 경치 감상할 시간도 없고 그저 헉헉대며 걷기에 바쁜, 그야말로 '놀멍, 쉬멍, 걸으멍' 과 정 반대의 상황이다.

  4:12 곤을동(사라진 마을) 을 지나가는데 예전에 노조시절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비가 와서 그런지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 진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젠 전화기 배터리가 다 되었다. 아까 점심 먹을 때 충전했어야 했는데... 앞이 캄캄하다. 전화기 배터리가 떨어지면 버스를 탈 때도, 길을 찾아갈 때도 문제가 된다. 급한 대로 길 옆의 편의점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약 20% 정도 충전을 했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컴컴하다. 그 상태에서 헤드랜턴을 켜고 움직인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중간 스탬프를 찍고 일단 오늘은 여기서 중단하자. 다시 편의점에서 종달리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어떻게, 어떻게 가라고 가르쳐 주신다. 17:57분에 알려주신 대로 삼양초등학교 앞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종달리에 도착(19:31), 비는 내리고, 거리는 어둡고, 겨우 불이 켜진 음식점에 들어가 (바다는 안 보여요) 단일메뉴 볶음밥(상당히 되다)을 시켜서 먹고, 플래시를 켜들고 예약한 '뚜르드 제주 케스트하우스'에 들어가니 오후 8:37분이다. 아~ 어째 자신감이 팍 쭈그러든다. 

▲ 뚜르드 게스트하우스 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