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북스 2023(전자인쇄)
주인공 강현회는 풍류 같은 인생을 사신 아버지와 그런 남편과 사는 뭔가 자신이 보상받지 못한 인생을 딸인 주인공에게 받으려는 심사가 강한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어려움 속에서도 서울에서 S대학에 다닐 정도로 학구열이 높고 지성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찬수와 학문에 심취해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6.25 동란시 찬수가 빨갱이의 총에 맞아 죽고, 자신은 유복자인 딸을 하나 키우고 있다. 그녀는 호구지책으로 다방을 운영하는 마담이지만 지성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숙녀였다.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효도를 요구하는 어머니, 유복자인 훈아, 배다른 남동생 현기를 부양하며 산다. 거기에 더해 다방에서 일하는 광희, 전에 식모생활을 했던 상주댁을 도와준다.
그녀를 사랑하는 상현씨, 그녀 곁에서 무언의 응원을 해주는 환규, 다방 마담인 그녀의 겉모습만 보고 비하하면서도 어떻게 육체를 탐할까 호시탐탐 집적거리는 최강사, 여학교 동창생인 순재, 계영, 상현의 부인인 수정과 갈등상황이 전개된다.
점점 도시가 개발되면서 옆에 새로운 다방이 생기면서 수입이 줄어들자 다방을 팔게 되고, 미국에 다녀온 상현이 그의 부인과 다정한 한때를 보내는 것으로 오인하여 기분이 저하되어 있던 현회를 두고 최강사가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며 자신을 창부 취급하면서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청동 꽃병을 집어던져서 최강사가 죽게 되고 그 결과 감옥에 갇히게 된다.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순간적인 흥분에 의한 과실치사를 강하게 주장하여야 함에도 검사의 취조에 대충 대응함으로써 결국 1년 6개월의 징역을 살게 된다. 징역동안 유복자 훈아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자포자기가 되어 자신을 학대하던 삶을 살던 그녀에게 환규는 함께 떠내려가는 표류도로서 위로하고 함께 살자고 한다.
"반발을 잊지 마세요. 슬픔이 크면 클수록, 괴로움이 크면 클수록 그 반발은 커야 할 것입니다. 찬수는 그 반발력이 없어서 죽었습니다. 그는 어쨋든 패배자였습니다." (중략)
"못난 사람은 슬픔 속에서 패배하지만 올바른 사람은 오히려 슬픔 속에서 보다 강한 자기의 개성을 만듭니다."(중략)
"우리는 사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주변의 죽음보다 자기 자신의 일이 더 절실한 문제입니다. 일은 산다는 뜻이요, 사람은 움직이는 섬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찬수는 지성의 대상이요, 상현이는 감정의 대상이요, 환규는 의지의 대상입니다. 의지는 마지막의 인간의 가능성입니다. 우리는 의지의 세계를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멋진 말 같다. 근데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좀 슬펐다. 지금도 읽고있는 정경심 교수의 옥중시집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를 읽는 중이라서 그런지 주인공이 감옥 생활을 하는 게 슬퍼 보였다.
작가 박경리 선생이 1959년 11월 20일 첫 창작집으로 출간한 글이라고 한다. 이분 토지를 쓰신분이다. 대단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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