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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by 수레의산 2019. 9. 29.

(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민승남 옮김, 민음사)


(등장인물)

제임스 티론 - 아버지

메리 캐번 티론 - 어머니

제임스 티론 2세 - 큰아들

에드먼드 티론 - 작은아들


(줄거리)

  아버지 제임스 티론은 연극배우로 돈에 얽매여 사는 수전노이다. 그의 아내 메리는 마약 중독자, 큰아들 제임스는 거의 알콜에 매여 살거나 건달처럼 산다. 에드먼드는 폐병이 걸렸다. 이 가족은 서로가 남의 탓만 해댄다. 아버지는 자기가 어렸을때 부터 너무 가난하게 살았기에 돈에 노예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며, 자신을 몰라주고, 돈의 가치를 모른다고 아들을 탓한다. 아내 메리는 가족들이 자기를 믿어주지 않고 감시하며, 자신을 마약에 빠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한 것은 남편 제임스라고 주장한다. 큰아들 제임스 역시 수전노인 아버지를 경멸하고 마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머니늘 경멸한다. 에드먼드는 폐병에 걸린 몸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을 탓한다. 그러면서도 이 가족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것도 같다. 


  희곡을 읽으면서 참으로 이상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이렇게 서로 상처를 할퀴고 남의 탓을 하는가? 왜 서로를 증오하는가? 그런데 이 희곡의 배경이 되었던 때가 1800년대 후반, 산업혁명으로 농촌이 더욱 어려워 졌을 때이고, 어디나 농촌의 가난은 공통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가난이 이 사단을 만들었다는 건데, 그렇다 해도 아버지 제임스가 돈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의 아내가 셋째를 낳았을때 제대로 된 의사에게 진료를 받도록 했다면, 그래서 그녀가 모르핀 중독에 빠지지 않고 마약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그녀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을 테고, 그러면 두 아들들도 멀쩡하지 않았을까? 결국 돈과 대화의 부족이었을까?


  이 희곡은 거의 하룻 동안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희곡의 해설에 면 작가 유진 오닐의 자서전 적인 희곡이란다. 실제로 유진 오닐의 아버지는 연극배우 였고, 어머니는 마약중독자, 그리고 형은 알콜중독으로 죽었으며, 유진 오닐의 바로 위 형도 아이였을때 죽었다. 작가 유진 오닐은 폣벙에 걸진적도 있었다고 한다. 


(작품 해설집에서)

  '밤으로의 긴 여로' 에 등장하는 티론 가족은 어머니의 이름이 엘라가 아닌 메리이고 두 살 때 홍역으로 죽은 둘째 에드먼드와 셋째 유진의 이름을 맛바뀌 놓은 걸 제외하면 오닐 가족을 그대로 그린 모습이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닐 가족의 실제 인생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선 아버지 제임스 오닐 일가는 1848년 아일랜드에 감자병이 돌면서 무시무시한 기근이 아일랜드 전역을 덮치자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떠나온 이민자들이었다. 제임스 오닐의 부친은 미국에 온 지 일 년 만에 아내와 자식들을 두고 조국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세상을 하직했으며, 남겨진 가족들은 가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임스는 학교도 못 다니고 공장 일을 하면서 진저리 나는 가난을 뼈저리게 체험한다. 이후 그는 독학으로 연기 공부를 하고 아일랜드식 억양을 없애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세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인정받게 되나. 우연한 기회에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 역을 맡아 부와 명성을 거머쥐면서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계속 흥행에 성공하자 돈에 눈이 어두워져 이십오년간 미국 전역을 돌면 6,000회 이상의 순회공연에 매달려 결국 세익스피어와는 거리가 먼 흥행 배우로 주저않게 된것이다. 그는 가난이라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가족들에게는 병적으로 인색하게 굴면서 악착같이 땅을 사들인다. 한편 어머니 엘라 퀸랜은 유복한 중산층 출신으로 피아노 연주에 재능이 있고 수녀가 되기를 꿈꾸던, 감수성이 예민하고 경건한 인물이었으나 열아홉 살에 미남 배우 제임스 오닐과 사랑에 빠져 자신의 꿈을 접고 그와 결혼한다. 조용하고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싸구려 호텔'을 떠돌며 가정다운 가정을 꾸리지도 못하고 사는 외로운 생활에 염증을 느끼게 되며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두었던 둘째 아들 에드먼드가 홍역으로 죽자, 자신과 남편, 그리고  홍역을옮긴 큰아들 제이미를 원망하고 증오하게 된다. 그러던 중 셋재 유진을 낳고 진통이 가시지 않자 호텔의 주정뱅이 돌팔이 의사에게서 진통제로 모르핀 주사를 맞게 되고, 그후로 모르핀 중독자가 되고 만다. 이러한 그녀의 마약 중독은 두 아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게 된다. 큰아들 제이미는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인생의 실패자, 알코올 중독자로 죽음을 맞게 되며, 막내 유진은 책에만 파묻혀 살면서 형 제이미를 숭배하여. 형처럼 방탕하게 살던 그는 결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쫒겨나 배를 타고 떠돌기도 하고 뉴욕 뒷골목에서 부랑자 노릇을 하며 1911년에는 자살 기도까지 한다.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