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김재혁 옮김, 도서출판 이레 2004)
(등장인물)
미하일 베르크 - 화자
한나
(줄거리)
미하일 베르크는 15세, 고등학교 1학년때 간염에 걸려 하교중 길에서 토하게 되고, 36세의 한나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한나와 첫 정을 통하고, 꽤 오랜기간 이들의 사랑행위는 지속된다. 이들은 만나서 책 읽어주고, 그리고 샤워하고, 사랑행위를 하고, 함께 누워있다가 헤어진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나가 사라지게 된다. 미하일은 자신이 잘못해서(미하일은 그녀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지 않고 비밀로 간직했다) 그녀를 배신했기에 그녀가 떠났다고 생각해서 자책하며 찾아 다니지만 결국 그녀가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후 미하일은 서서히 그녀를 잊게되고 법과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던중 어떤 사건에 대한 세미나를 하면서 한나가 법정에서 피고인으로 있는 것을 보게된다. 그렇다. 그녀는 나치 친위대에 들어가서 여자들의 감시인으로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감시인으로 있던 곳에서는 많은 유대인 여성들을 수용하고 있었고, 그리고 일을 하지 못하거나 허약한 사람들을 매달 60여명씩 아우슈비츠로 보냈다고 한다. 물론 아우슈비츠로 가면 그녀들은 죽임을 당했다. 마침내 전쟁에서 패한 독일군들은 감금되었던 유대인 여성들을 교회에 가두어 놓고 자물쇠를 열어주지 않아 폭탄이 떨어졌을때 몰살하게 하였다. 이런 사실들에 대해 다른 피고인들처럼 핑계를 대지 않고 대체로 인정하는 한나를 증오한 다른 피고인들이 모든 죄를 한나에게 뒤집어 씌웠다. 그리고 보고서도 그녀가 썼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실 한나는 글씨를 읽을줄도 모르고 쓸 줄도 몰랐다. 그녀에게 그것은 치명적인 수치였기에 자신의 수치를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인정해 버린다.
그렇게 한나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형무소에서 복역한다. 한편 미하일은 한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지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예전의 기억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는 평소에 잠도 잘 못이루게 되어 책을 읽게 되고,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여 10년동안 그녀에게 보내준다. 어느날 부터 한나는 글을 배워 미하일에게 짧은 편지나마 보내게 된다. 글을 깨우친 그녀를 보고 미하일은 기뻤지만 한번도 한나를 면회 하는 것은 물론, 그녀에게 편지를 단 한 번도 보내지 않는다. 그러다가 교도소장의 편지를 받고 그녀가 곧 사면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를 위해 준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가 나오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한나를 만난다. 미하일은 한나를 기억의 저편에 가두어 두기를 은근히 바랐다. 아마도 한나는 미하일을 만났을때 그의 표정에서 그런 사실을 발견 했으리라. 그녀는 사면되고 출옥 하는 날 아침에 목을 매어 자살했다.
(감상평)
이 소설을 읽으며 독일에도 나치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와 나치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간의 세대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런 갈등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므로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독일은 나치시대에 협력했던 안했던, 그런 시대를 방관했거나, 나치가 끝나고서도 전범들과 함께 살거나 전범들이 옆에 사는 것을 용인하였던 세대를 젊은 세대들은 비난했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기성세대는 자신들도 어쩔수 없이, 또는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께 미쳐 돌아갔던 그런 상황에, 또 패전후에 배고팠던 시절을 견디고 경제 성장을 했다는 사실을 가지고 자신들을 변명하려 든다.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거의 비슷하다. 6.25전쟁을 겪고 이승만, 박정희를 거치면서 배고팠던 시절, 그러나 박정희 유신정권에 협력하거나 애써 외면하면서 살아왔던, 그리고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사실, 그런 사실만 가지고 현재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젊은 세대를 욕한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압박을 당하고, 공포시대를 살았으면서도 그 시대를 그리워 하는 노친네, 택극기부대들을 경멸한다.
지금 나라는 온통 조국 법무장관의 일에 빠져있다. 조국 법무장관이 검찰개혁을 외치며 입성하였기에 검찰개혁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 자유한국당, 검찰, 법조언론들이 한패가 되어 조국장관을 털어댄다. 그리고 '스톡홀름 증후군'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핍박을 당하고, 그들의 압박에 몸을 떨었던 그시대의 사람들은 박정희를 그리워하고, 자유한국당에 목을 맨다.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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