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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걸어서 국토종단 - 22일차( 증평 - 음성)

by 수레의산 2019. 3. 21.

2019. 3.21. 목

 

  창문을 열어보니 비는 그쳤다. 그래도 아직 날씨가 꾸물거려 좀 늦게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을 꾸물거리다 아침을 먹을 요량으로 시내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아직 이슬비가 살살 내린다. 그래서 도중에 편의점이 있기에 그냥 컵라면으로 때워버렸다.  그리고 또 들어와서 한참을 쉬다가 08시 반이 되어서 나섰다. 다행히 비는 완전히 그쳤다.

 



  음성으로 가는 36번 국도인데 이게 4차선이다. 그리고 음성, 충주로 이어지는 중부권 산업도시이기에 교통량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다. 다행히 보강천변으로 자전거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여기도 벚꽃길이다. 대한민국은 완전히 벚꽃나무로 뒤덮였다. 조금 있다가 벚꽃이 필때면 어디가나 벚꽃이라 사실 지겹다.

 






▲ 충청내륙화 고속도로 공사현장


▲ 저 버드나무는 왜 그냥 두었을까?




 약간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나 4차선은 위험하고, 또 괴산 사리면이 어떠한 곳인지 궁금하기 해서 사리면 소재지로 돌아갔다. 사리면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로이름이 있었다. '모래재로샘내골길' 다소 이름이 길기는 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동네가 '사담' 리 이기에 우리말로 하면 '모래내' 가 되기에 그렇게 이름을 지었나 보다. 그래도 소재지이기에 있을건 다 있구요. 초등학교는 그래도 꽤 크다.

 

▲ 사리면 소재지 가는 길


▲ 여기도 물이 오염되었네



▲ 사리면 소재지



▲ 사리면사무소


  사리로를 걷다보면 '국민보도연맹원 옥녀봉 희생자 위령비' 가 서 있다. 비는 두개인데 왼쪽 것은 2003년인가 세운 것이고 오른쪽 것은 2016년에 세웠다. 자유당때 이승만이 저는 전쟁이 나니까 겁이나서 하룻밤에 대구까지 도망가 놓고 국민보도연맹(당시에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양곡을 주며 아무나 가입을 시켰다고 한다)원이 반란을 일으킨다며 다 죽여버렸다. 그리고 또 그 자손들을 빨갱이 가족이며 빨갱이에게 협력했다고 하여 억압을 했었다. 그러다가 4.19 혁명이 나서 과거사를 바로 잡을 찰나 또 5.16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가 자기의 좌익활동을 감추기 위해 반공을 국시로 삼고 다시 이들을 억압했던 것이다. 하여간 그놈들은 지금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툭하면 빨갱이, 툭하면 좌파 어쩌구 해댄다. 좌파가 뭐가 어때서?

[국민보도연맹 옥녀봉 사건 알아보기] <- 클릭!!

 


  사리면 대기마을 승강장에서 쉬며 점심으로 빵을 먹었다. 승강장은 어떤 분이 가져다 놓았는지 수건이 비치되어 깨끗하게 닦여있다. 서로가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 모두가 행복할텐데. 이렇게 깨끗하면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아니면 지나가다가 쉬는 사람도 좋지 않은가? 가능하다면 부여군처럼 노인일자리로 해도 좋기는 하겠다. 다만, 4차선에 있는 승강장의 경우에는 노인분들이 하기에는 위험해서 피해야 한다.

 



▲ 이정도 승강장은 흔하지가 않다.





▲ 잘 모르겠다


  송오리 고개를 넘으면 이제부터 음성군이다. 고개를 넘기 전에 하늘에서 떨어진 빗방울은 금강으로 흘러가고, 고개 넘은후 떨어지는 빗방울은 한강으로 흘러간다. 드디어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직장생활을 했던 음성군에 들어왔다. 괜히 기분히 푸근하고 느긋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하는가 보다. 사실 이런 기분은 부여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느꼈다. 사실 서천도 충남이지만 어쩐지 서천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었고 부여에서 부터 바로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음성에 들어오니까 부여에 들어올때와 또다른 , 더 강력한 그런 기분이다.

 


▲ 귀여운 녀석




▲ 이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금강으로


▲ 이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한강으로


  친구가 면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원남면사무소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이게 길이 영 좋지 않다. 4차선으로 가면 빠르겠지만 위험하고... 그래서 농로로 돌아다니자니 힘이 든다. 어쩔 수 없는 구간은 4차선을 걷고, 그래도 일부는 인도가 있어 다행이다. 원남에서 음성 사이에 있는 원남산업단지는 내가 현직에 있을때 일부 관여해서 더 관심이 간다. 원남산업단지변에도 인도가 있어 좀 안심이 된다. 그렇게 16시 50분에 음성의 숙소에 들어왔다. 오늘 하루도 잘 걸어왔다.

 




▲ 원남면사무소 가는길



▲ 4차선 가기 싫어서 이런 길로 돌아서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생가 및 기념관


▲ 맞은편에 있는 석재공장인데 작품이 예술이다



▲ 원남산업단지


▲ 얘가 갑자기 튀어나와 짓는 바람에 놀랐는데 한참 웃었다.^^


▲ 넘어갈거 같은 포크레인


▲ 벌써 못자리 하네요


▲ 음성천인데 4월에 품바축제가 예정됨




  그동안 모텔에 거의 컴퓨터가 없거나 있어도 고장이 나서 제대로 종단기를 정리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이곳, 음성 그린힐 모텔은 컴퓨터 상태가 썩 좋다.

 

오늘 이동한 거리 27.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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