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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괭이부리말 아이들

by 수레의산 2016. 11. 22.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창작과 비평사, 2001)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말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광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지금 괭이부리말이 있는 자리는 원래 땅보다 갯벌이 더 많은 바닷가였다. 그 바닷가에 '고양이 섬' 이라는 작은 섬이 있었다. 호랑이가지 살 만큼 숲이 우거진 곳어었다던 고양이 섬은 바다가 메워지면서 흔적도 없어졌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 곳은 소나무 숲 대신 공장 굴뚝과 판잣집들만 빼곡히 들어 찬 공장 지대가 되었다. 그리고 고양이 섬 때문에 생긴 '괭이부리말'이라는 이름만 남게 되었다. - 책속에서


이야기는 괭이부리말의 빈민가의 아이들로 시작된다. 쌍둥이 숙자와 숙희자매. 그들의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매일 술에 취해 들어오는 아빠와 매일 다투었다.  그리고 동수와 동준형제, 이들의 어머니도 집을 나갔다. 그리고 얼마전에 아버지까지 돈벌어 오겠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동수는 밖으로 다니며 아이들의 돈을 빼앗거나 본드를 흡입하며 나쁜 아이들과 어울렸다. 그리고 이 책에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영호... 아버지는 배에서 사고를 당해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얼마전에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명환이 역시 폭력적인 부모에게 시달리다 동수와 함께 어울리며 본드를 흡입하는 약간 부족한 아이..


이들에게서 전혀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숙자.숙희 자매의 어머니는 막내를 임신하여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아버지가 배에서 하역노동을 하다가 물건에 깔려 죽게되고,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받은 돈으로 속아서 비디오 가게를 차렸으나 곧 폐업하게 된다.  책의 배경이 70년대 인가? 할 정도로 환경은 절망적이다. 그런데 책의 내용에 보면 IMF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99년~2000년 정도인것 같다. 그때는 내가 전혀 이런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때이다. 내가 40살 정도이고, 아이들과 나름 행복하게 지낼때인데... 어쨋거나 책을 읽으면서 점점 절망적인 일만 일어나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해 졌다. 나도 불편하거나 슬프거나 이런 이야기 보다는 즐겁고 행복하고 그런 내용을 선호하게 된다.


절망적인 상황은 자신도 어려우면서 이런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영호가 출현하면서 조금씩 개선된다. 동수,동준이 형제를 자기 집에 데려와 씻기고, 밥을 먹이며 설득하고 따듯하게 보듬어 주고, 약간 부족한 명환이까지... 자신도 실직상태에 있으며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과연 그런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동수는 다시 가출을 하게 되고, 본드 흡입으로 교도소에 들어갔을때, 적금을 깨서 변호사를 사고, 숙자. 숙희 자매까지 돌보며,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는 ' 내가 저 아이들을 돌보는게 아니라 내게 저 아이들이 필요하다' 하고 말한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을 아는것 같다.


그리고 영호의 초등학교 동창생인 김명희 선생님까지 감명을 받아 함께 따뜻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나는 어떤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볼때 항상 잘 나가다가 불행으로 빠지지 않을가 불안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도 불행으로 빠지는 것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새 희망이 싹트는 광경으로 이야기는 끝을 맷는다.


난 언제나 걱정을 만들어 사는 스타일이다. 많이 기쁘고 행복할 때도 혹시 곧바로 불행이 닥쳐오지 않을까 항상 한편에서 걱정이 된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이 힘들지만 행복하게, 아니 행복해지려고 살아가는 광경을 읽으면서도 갑자기 불행한 사고가 나지 않을가 노심초사 했다. 이런 걱정을 버려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된다.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일이 일어난다는 말도 있듯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 해야겠다.


이 책은 MBC가 한창 잘나갈때 했던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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