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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소소한 풍경-박범신

by 수레의산 2016. 11. 17.

박범신, 자음과 모음


마치 그림속을 읽는듯한 느낌? 진공상태의.... 책 속의 일상은 진공으로 이루어진 유리구슬 안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서는 사람 이름조차 'ㄱ', 'ㄴ' 'ㄷ' 이렇게 불리운다. 대학교수인 화자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그러면서  'ㄱ', 'ㄴ' 'ㄷ' 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아무 이유없이 타인을 받아 들이고, 아무 이유없이 함께 살고, 아무이유없이 또 죽이고, 아무 이이없이 그 사실을 묻어두고....


등장인물들인 'ㄱ', 'ㄴ' 'ㄷ'  모두 아픈 상처를 갖고 있다. 'ㄱ' 은 오빠가 먼저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지만 어려서 죽었고, 그 이후에 오빠가 묻힌 납골당에 들렀다가 사고로 부모가 죽고, 그 이후에 대학을 졸업(했던가?)하면서 결혼 했으나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남자와1년만에 이혼 그리고 혼자 집으로 와서 살고있다.


'ㄴ' 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기타를 배우면서 음악에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음악활동을 하다가 구성원중에 하나인 부자 도련님에게 쫒겨나 하루벌어 하루를 그냥저냥 살아가는 남자. 매일 우물만 파다가 그 우물에 떨어져 죽는 남자.


'ㄷ'  은 탈북자로 중국에서 거주하면서 그집 남자에게 그 어머니가 당하고, 자신도 당했던 여자. 그 이후 남한에 와서 돈을 벌어서 그 남자와 어머니에게 돈을 부쳐주기 위해서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여자...


참으로 이상한 구성원인데 이게 모두 소소한 풍경이라고 작가는 쓰고 있다. 사실 시멘트 마스크가 발견되었다는것. 즉 사람이 죽어 시멘트로 묻혔다는 사건은 대단히 큰 사건이고, 살인 사건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과 관련된 'ㄱ', 'ㄴ', 'ㄷ' 은 모두 용의선상에 올라야 하고 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졌어야 하는데 이야기는 그냥 장난감 하나 잃은 듯하게 전개된다. 꼭 꿈속에서 일어난 일 처럼... 그렇게 소소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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