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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by 수레의산 2009. 10. 31.

홍세화/1995/창비

 

 

 

작가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072년 대학교 재학시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당했다가 1977-1979년 '민주투위' '남민전' 조직에 가담했다. 1979년 다니던 무역회사의 해외지사 근무차 유럽으로 갔다가 남민전 사건이 터져 귀국하지 못하고 빠리에 정착한다.

 

이후 관광안내, 택시운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면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2002년에 귀국해 [한겨레] 기획위원을 지냈다. - 책의 작가설명에서.

 

 

 

사실 홍세화씨를 알게 된것은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라는 책에서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알게되면서 부터이다. 그 이후 한울노동연구소장 하종강님의 책에서도 자주 인용되어 실제 프랑스의 생활과 똘레랑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어 읽게 되었다.

 

작가 안내에서 언급되었듯이 작가가 프랑스에 가게 되는 계기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어릴적 이야기에서 보듯이 작가는 이미 분단과,

잘못된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에 다른나라로 망명가는것은 이미 예견된듯 하다. 작가의 아버지가 작가의 이름을 '세계평화'의

준말로 '세화' 라고 이름짓고, 그 동생을 '민족평화'란 이름으로 '민화'라고 지었다면....

 

작가의 글 중에 이런글이 있다. [옛날에 서당 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는데 어느날 삼형제에게 장래의 꿈을 묻게 된다. 큰형은 정승이

되겠다고 한다. 서당선생은 기쁜 얼굴로 큰형을 바라보며 '대견하다'고 칭찬하다. 둘째는 힘쎈 장군이 되겠다고 한다. 역시 서당선생은

기쁜얼굴로 칭찬한다. 그러자 막내는 '개똥 세개를 얻겠다'라고 대답하자 서당선생이 그 연유를 물으니, '나보다 공부도 훨씬 못하는

큰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하니 개똥 한개를 큰형에게 먹이겠습니다. 그리고 나보다 힘도 약하고 무슬연마도 게을리 하는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하니 두번째 개똥을 먹이겠습니다.' 그러자 서당선생이 '그럼 나머지 한개는?' 하고 물었다. 막내는 그런 말도 되지 않는 큰형과 둘째형의 장래희망을 듣고 기뻐한 선생님께 먹이겠습니다]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 상황에서 서당선생에게 먹이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작가는 70년대의 혼란스러운 한국땅에서 때로는 그 개똥을 자신이 먹고, 때로는 그 개똥을 선생이게 먹였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합격한것을 보면 작가는 머리가 상당히 비상한듯 하다. 그러나 공과대학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스스로 걸어 나왔고, 그 이후 방황하다가 다시 문리대 외교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 연극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아마추어정도 라고는 하지만 꽤나 실력이 있었던듯 하다. 1972년에 민주수호 선언문을 뿌렸다가 제적당했고, 그 다음해 유신헌법 공포와 동시에 사면되어 복학하였으나 그후 사회주의 운동을 계속했다.(남민전)

 

프랑스에 일하러 갔다가 남민전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망명하고, 생계를 위하여 관광안내를 하다가 '임대택시'- 우리나라의 도급택시같다-로 생계를  이어가며, 택시운전 과정에 겪은 프랑스 사회를,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그 쓸쓸함을 흥미롭게 써 나가고 있다.

 

맨 나중에 '똘레랑스'에 대한 보론은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다. '똘레랑스' 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한다고 한다. 가장 실감있는 말...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하시오" 이는 공원의 잔디밭등에 써있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의 '잔듸를 밟지 마십시요' 같은 것인데, 잔듸를 존중하여, 스스로 존중받으라는 말이다.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 말인가? 남을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그 남이 당신은 존중하게 하시오... 우린 이런말을 배워야 할 것이다. 또 볼떼르는 "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한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견해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라는 말...

 

우리나라는 작가의 말 대로 '정'의 사회라고 한다. 그러나 그 '정'이라는 것... 나와 같은 사람, 내 가족, 내 친구, 내 마을, 내 지역 사람에게는 '정'이 있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얼마나 배타적인가? 나와 다른 사람은 무조건 배타적으로 보고, 나와 다른사람에게는 오히려 '증오'를 느낀다.

 

그리고 이 '정'이 넘쳐서 금방 잊어먹고, '그 정도면 된다' 라고 용서하고 넘어간다. 이래서는 안된다. 프랑스는 전후 40년이 넘은후에도 나찌에 협력한 사람을 붙잡아 무기징역을 선고하는데, 우리는 36년간의 일제 강점을 당하고도 단 한명도 제대로 징역을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먼저 증오하고 멸시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 그리고 그들을 토론과 대화로

설득하려고 노력해 보겠다. 설득이 안된다면 뭐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넘어가겠다. 그러려면 토론과정에 절대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

 

 냉정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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