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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레일바이크 타고 정선아리랑

by 수레의산 2008. 9. 28.
ㅇ 여행일시 : 2008. 09. 28.
ㅇ 여행지 : 정선 레일바이크

    몇일전부터 아내가 자기 친구들과 레일바이크를 타러 간다고 한다. 나에게도 함께 가겠는가하고 묻기에 안간다고 하니, 자기 친구의 남편(나도 친구가 된다)도 가니 함께가자고 하기에 그럼 그러마 고 했다.

   근데 금요일에 갑자기 이번 일요일 가는 날이란다. 일요일에는 여주휴게소를 들러 상.하행선 휴게소간 이동이 가능한지 알아 보야아 하는데... 뭐 미리 예약을 다 해놓아서 안가면 안된다고 한다. 그래... 이럴때 한번 인심써야지. OK

   일요일 06:00에 일어나 보니 아내는 벌써 일어나 아침밥과 준비를 다 해놓고 있다. 아침밥을 먹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 08:20여분이 되어서야 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나가보니 우리를 빼고 4명(부부와 여자 두분)이 있다.

   돼지고기를 사 가자고 하는걸 아내가 우겨 우리 한우고기를 사기로 했다. 가까운 앙성 한우촌으로 가니 아직 09:00가 안되어 기다리란다. 이 한우촌은 앙성농협에서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과 함께 하는것으로 개점식때 노무현 전대통령도 왔었단다. 모두 거세한우로 믿을만 하여 일반 상점에서는 절대 쇠고기를 안먹는 나도 이곳은 믿는다. 약15분 정도를 기다려 등심과 안심으로 6만원어치를 사서 목적지로 출발~

한우고기판매장

한우고기를 구워먹는곳?


  날씨는 약간 흐리다. 햇볕이 짱~ 하고 내리쬐면 더 좋을텐데..날씨는 어제다르고 오늘다르게 선선해 진다. 6명이 좁은 차 안에서 웃으며 떠들며 달린다. 인터넷에서 보니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좀 힘들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 아내 친구에게 예약했는가 물어보니...

기가막혀~
예약을 아니 했단다.

"왜 예약을 안했어요? 예약 안하면 힘들다는데.."

"예약을 하려 했는데 예약이 않된대요. 그냥 가면 13시 정도는 탈수 있을거예요"

"만약 안되면 원망할겁니다"

"11시것은 안되어도 13시나 15시 정도는 될거예요"



반신반의 하면서 열심히 달려갔다. 물론 운전은 아내의 친구 남편(나하고도 친구가 되는)이 했다. 감곡에서 38번도로를 타고 제천으로, 영월로, 정선으로.... 네비게이션도 없이 그 친구의 얕은 기억에 의존해서 달려가니 11시27분이다. 


▲  제2휴게소


 ▲  읔~ 왕 여치다!!



친구아내가 부지런히 매표소로 달려가서 알아본즉~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히는 소리... 17시에나 된단다. 나야 당연히 그냥 가자고 했지만 만인의 의견이 기왕 온것 타고 가잔다. 2인용은 18,000원, 4인용은 26,000원이다.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7.2km의 거리 라고 하는데 좀 비싸다. 비싸거나 말거나 3시간을 달려왔으니 어쩌겠나? 그냥 18,000원짜리 3대를 예약하고...



  5시간이 넘는 그 시간을 어떻게 해야하나? 승강장에 있는 안내도에 오장폭포가 그나마 가장 가까운곳... 그래 그곳에서 우선 점심이나 먹고 생각해 보자.





우선 사진부터 찍고~



  구절리 승강장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오장폭포는 높이는 꽤나 높은데 물은 별로 안내려 온다. 한옆에 구길처럼 보이는 공터가 있어 불판을 피우고 사온 등심과 안심, 그리고 막걸리로 배를 채우며 웃고 떠들고... 아내를 비롯한 아주머니들이 즐거워 하니 뭐 됬다.



얼래? 그많던 쇠고기는 누가 다 먹었지?



  점심을 먹고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사진을 찍고 나니 시간이 13시38분이다. 또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보니 정선읍에 있는 아라리촌이다. 



 어느분의 애뜻한 소원일까?



  아라리촌은 전통와가와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돌집, 귀틀집의 전통가옥 6동과 주막, 토속매점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입장료도 공짜란다. 다시 처음에 왔던 길을 되돌아 정선으로 가서 아라리촌에 도착하니 14시가 좀 넘었다.


▲  아라리촌 정문




  아라리촌에는 어떤 사람이 전통결혼식을 했는데 행사는 다 끝났단다. 좀 일찍올껄...
들어가 보니 여러 모형과 집들이 즐비하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양반님네 모양을 본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  할아버지와 손녀?


  어서옵쇼~



 폼 나지?


  ▲  저게 양반증서다.

▲  싸우지 마!!


이랴!!

부엌문 밖의 풍경


▲  한잔 받게나~

  사실 난 양반 그거 싫다. 그렇다고 내가 양반 족보가 아니어서는 더욱 아니다. 나도 의성김씨 31세손이니까 양반이라면 양반손이다.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옛날 양반들이 이나라의 중생들을 얼마나 착취했는가? 그러면서도 자기들의 가문만 제일이라고 하면서 나라도 빼앗겼던 지식층 아닌가? 일제때도 자신들의 재산만 건들지 않는다는 약속에 일제와 은연중에 협력했던 양반도 많지 않은가?

  요기 머루가 있어요


능금? 꽃사과?


  다정한 부부 ^^


자유부인?


 범부채 씨앗

 부럽지요?

▲  새색시 시집가네~


요렇게 하면 아내한테 점수 땁니다.

  오후 3시가 좀 넘어서 다시 구절리로 향했다. 오늘 이 길을 세번째 간다. 나중에 집에갈때까지 치면 네번이 되겠지? 



  구절리에 도착하니 아직 네시도 않되었다. 근처 포장마차에 앉아서 술타령이나 하자.

"아주머니, 파전하고 막걸리 주세요"

"파전은 없는데요"

"엑? 그럼 저기 메뉴판은 뭐래유?, 그럼 안되는거 아뉴"

얼라리?? 이 아줌니 대답도 없다. 사람 말이 말 같지 않다는 뜻?

"그럼 뭐가 되요?"

"감자전, 닭꼬치, 어묵"

"그럼 감자전하구 닭꼬치하구 쐬주 한병 주세요"

그렇게 저렇게 소주를 두병 마시고, 어묵도 먹고...그렇게 2만4천원이나 먹었다. 역쉬...시간보내기는 술타령이 최고지.... 어느덧 시간이 4시 반이다.

이제 철로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5시까지 기다리느라 지친 나같은 중생들...

저 멀리서 풍경열차가 2백여대의 레일바이크를 매달고 들어온다. 열차에는 3시 출발 레일바치크 이용객들이 빽빽하게 타고 있다.









하여간..이건 뭐 어른, 애들이 따로 없다. 이미 날씨는 쌀쌀한데도 모든 사람들이 설레이는 모습으로 레일바이크 주변으로 모여든다. 코레일과 제휴하고 있는 서비스업체 직원들이 주의사항들을 지루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타고 싶은 사람들은 지겹겠지만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 그 청년도 추운가 보다. 말소리에서 코막힘 증상이 묻어 나온다.



   정확하게 오후5시가 되니 레일바이크가 출발한다.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 우리 세팀중에 맨 앞에 출발.... 내 앞에는 50대 중반쯤 되 보이는 아주머니 두분이다. 그분들은 점잖게 간다.


 드디어 출발~~



  우리 팀중 여자 두분만 오신분들이 심술이 났는지 자꾸 추돌한다. 어이구~~ 난 사진찍으랴 레일바이크 페달밟으랴 바쁘다.


좋다!!


김치 ^^



  이미 날씨가 많이 기울어 쌀쌀하다는 것만 빼면 아주 즐거운 철로 여행이다. 까짓거 단풍이 없으면 어떠리? 물론 단풍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좋다. 더구나 아내가 좋아 하는데...


  레일바이크는 내리막길이라 별로 힘도 들지 않는다. 즐겁게 이야기 하며... 특히 터널을 통과할때는 거의 난리부르스다. 하긴 20년만의 외출이라는데(우리팀중 한분이 시부모 모시고, 자녀를 많이 낳는바람에...) 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오! 드디어 광명이 비치다



    
건널목(자동차가 우선이다)




  마지막 터널을 통과할때에는 정선아리랑이 나온다. 그 슬픈 가락....강원도의 급한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우리의 조상들이, 우리의 동포들이 읊조렸을 그 가락...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넘~어~간~다'
더불어 길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오르막이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페달을 밟는다. 마지막 터널을 지나자, 어린 아이들이 철로변에서 놀고 있다. 




   오지랍 넓기로는 소문난 나으 아내..
  " 야, 너희들 몇학년이야?"

  " 1학년이요!"  세녀석이 합창!!  어이쿠 귀여워라..

  이 철로에 옛날처럼.. 아니 아우라지를 지나서 저쪽처럼 기차가 마구 달려간다면 어떻게 저 아이들이 철로변에서 놀수 있었을까?  이 철로는 이 아이들이 사는 지역을 관통하면서도 그 수많은 세월동안 저 아이들이 범접할수 없는 위험한 시설이었겠지...

  이제 레일바이크 여정은 끝나고 저 앞에 어름치 두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있다. 우리도 중간에 저들이 찍어 놓은 기념사진을 보고... 그들은 틀림없이 찾을수 밖에 없도록 해 놓았다. 사진 액자포함 1만원....
                                       

  다시 돌아오는 길은 풍경열차가 레일바이크 맨 뒤를 따라왔다가 사람을 태우고 레일바이크들을 매달고 구절리로 돌아간다. 날도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추워서 밖의 풍경도 그냥 무덤덤...

  구절리는 야간 조명이 화려하다. 오늘의 여행을 가슴속에 담고  6명이 또 다시 차를 타고 어둡고 쓸쓸한(강원도 길은 차량이 거의 없다) 길을 되돌아 온다. 각자 가슴속에는 즐거운 추억을 다독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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