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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by 수레의산 2024. 2. 3.

(창비 2022.09)

 

   2022년인가 2023년인가 유시민 작가가 추천했던 책. 근데 도서관에 없었다. 밀리도서관에도 없었다. 그래서 틈틈이 밀리도서관에 검색을 해도 여전히 전자책으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2024.01.01일부터 걸었던 제주올레길. 서귀포시의 올레스테이에서 마지막 날, 24시 빨래방에서 빨래가 되기를 기다리며 옆 청자 다방에서 시간 보내기 책을 뒤지다 보니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보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봤자 앞부분이었지만...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라는 정지아 작가의 에세이집을 재미있게 읽고 불현듯 충주도서관을 검색해 봤다. 아버지의 해바일지가 있다. 다음날 얼른 빌려서 그날 3분의 2를 읽고 오늘 나머지를 다 읽었다.

 

   빨치산의 딸로 성장했다는 작가의 말에 이런 글이 있다.  어린 시절,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가고자 하였으나 빨치산의 딸이라는 장벽으로 그 꿈이 좌절되고, 그 원망이 아버지를 향했는데 아버지가 없는 지금 생각해 보니  "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행복도 아름다움도 거기 있지 않다는 것을,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이 오히려 성장을 막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분명히 소설인데, 실제 작가의 아버지와 자신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리라. 실제로 작가의 아버지는 빨치산이었으니까. 소설은 사회주의자로 평생을 살아간 아버지를 그냥 멀리서 바라보고 그 외양만 보았지만, 막상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3일간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동지들, 지인들, 이웃들, 친지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드러나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버지는 명색만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다. 진정한 사회주의자, 이웃을 사랑을, 아니 인간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골을 아버지가 평생을 다녔던 곳에 뿌리며 아버지의 넋이 대자와 자신들에게 내려앉음을 느낀다. 

 

  작가의 책을 두 권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유시민 작가가 왜 그렇게 칭찬을 하며 추천을 했는지 조금은 알듯 하다. 내가 원래 책을 읽어도 잘 기억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고 더구나 독후감을 조리 있게 쓰지 못해서 이 정도로 밖에 못 쓰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