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2. 금.
08:29분에 차귀포구에 버스를 타고 고산환승정류장에서 다시 좌기동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나 걸렸다. 뭐 그래도 버스비는 1,150원이니까 싸다.
무릉외갓집에서 시작한 12코스는 마을 들판을 따라 이어진다. 이곳 역시 제주도 여느곳처럼 무밭, 마늘, 양파, 브로콜리 등이 주를 이룬다. 신도 저수지는 도원연못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그리 크지는 않은 소류지다. 그리고 이어지는 녹남봉은 야트막한 오름이라 힘들지 않다. 녹남봉을 내려오면 작은 폐교가 보이는데 이곳에 중간 스탬프가 있다.
길은 계속해서 마을을 통과하고 밭길을 따라 서쪽으로 진행된다. 이 길은 신도리 바다 해안길 까지 이어진다. 신도리 해안에는 하멜 난파희생자 위로비가 서 있다. 제주 용머리해안 쪽에 하멜이 표류했다지만 사실은 추자도 인근인 이곳 신도리 해변이 맞다고 한다. (유홍준의 문화답사기 참조)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아 사진도 잘 안 나오고 기분도 좀 그렇다.
이제 올레길은 수월봉을 향해서 나아간다. 길 옆에는 이미 수확한 무밭이 있고, 아직 수확하지 않은 무밭도 있다. 흐린 날씨에도 수월봉의 천문대는 도드라지게 보인다. 수월봉에 오르니 바로 앞에 차귀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월봉은 해발 77미터 높이의 제주 서부지역의 조망봉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깎아지른 듯한 수월봉 해안 절벽은 동쪽으로 약 2km까지 이어진다. 이 절벽을 "엉알"이라고 부르며 벼랑 곳곳에는 샘물이 솟아올라 "녹고물"이라는 약수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옛날 수월이 와 녹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약초를 캐러 왔다가, 누이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녹고는 슬픔을 못 이겨 17일 동안 을었다고 한다. 이 녹고의 눈물이 곧 녹고물이라고 전하며 수월봉을 "녹고물 오름"이라고도 한다. 이곳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차귀도, 누운 섬, 당산봉을 비롯하여 광활한 고산평야와 산방산, 한라산이 두로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은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보일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 수월봉 안내판
여기서부터는 전날 걸어간 12코스이기에 앞의 포스팅으로 대체한다. 이제 어제 돌아온 주구동산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가 또 없어서 차귀포구에서 부터 주구동산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주구동산에서 내려 13코스를 이어간다. 올레길에는 여러 가지 길들이 겹쳐진다. 그래서 리본이 여러 가지 매달려 있어 가끔 헛갈리는 한동안 '절 가는 길'이 있다가, 또 그지역의 경승지를 가는 길, 또 많은 길이 '순례자의 길'이다. 13코스에도 순례자의 길이 함께 가는데, 길 옆에 작은 순례자의 교회가 있다. 아마도 신자들은 이곳에 들러 예배를 보겠지. 나는? 무신론자이니까 교회대 패스
13코스에는 제주에 흔하지 않은 저수지도 있고, 밭길도 있고, 나름 곶자왈도 있다. 특전사 숲길, 쪼른 숲길, 고목나무 숲길, 고사리 숲길 등등. 이름이 아름답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게 이곳은 이름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 남쪽에서 버스를 타면 고래왓, 광대왓, 수모루, 폭낭, 반참모르, 속도르, 어두모루, 숨비나리 등등...
13코스 중간 스탬프는 낙천리사무소 앞에 있다. 13코스 역시 들길과 숲길을 따라 걷기에 편의점이나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낙천리에서 가까운 거리에 편의점이 있어 이곳에서 맥주 한 캔 마시고 바로 앞에 있는 낙천리 의자공원을 잠시 구경하고 낙천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16:36) 고산 환승정류장까지 (17:22) 왔는데 또 차귀포구 들어가는 버스가 없다. 오늘도 차귀포구까지 걸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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