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0. 화.
어제 버스 탔던 산이수동으로 다시 가서 송악산을 오르기를 시작으로 다시 10코스 진행했다. 10코스 종점이 모슬포항이므로 10코스 끝나고 곧바로 가파도로 가서 10-1코스를 끝내면 딱 맞을 거 같다. 그래서 좀 일찍 07:32분에 출발해서 09:10분에 도착한 것은 무언가 버스를 잘못 탄 거 같다. 그러나 뭐.... 2017년 제주여행 시 다녀왔던 곳이다. 이번 올레코스 걸으며 다시 기억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한 거 같다. ㅋ
송악산을 한 바퀴 돌고나면 코스는 섯알오름으로 이어지며 이곳에는 일제 동굴진지, 비행기 격납고 등이 산재해 있다. 이놈들이 2차 세계대전시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이 제주 서쪽 산방산 쪽으로 올 것으로 예측해서 알뜨르 비행장, 대공포 사격장등을 많이도 만들어 놓았다. 일본 놈들이 만들었다지만 거기 실제 동원된 인력은 분명히 우리 제주도민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품삯이라도 제대로 지불했을까? 그야말로 착취였을 것인데... 만약에 미군이 직접 오키나와로 쳐들어가지 않고 제주도를 거점으로 삼기 위해 공격했다면 제주도는 아마 처참하게 무너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도 극악한 왜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동족, 그것도 내 나라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그 서러움을 어떻게 할까? 더구나 4.3이 진정되었는데 6.25 전쟁이 벌어지자 다시 북한에 동조할지도 모른다며 예비검속을 실시하여 그렇게 살해를 당했으니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 왜 위정자들은 국민들의 목숨을 그렇게 하찮게 여기는 것일까? 북한과의 대결에서 그렇게 자신이 없었을까? 다른 곳도 아니고 일제의 진지에서 그렇게 살해를 당한 현장에서는 눈물이 아니 날 수 없었다.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 주차장에 중간 스탬프가 있다. 눈물을 훌쩍이며 그래도 스탬프는 찍었다.
알뜨르 비행장의 격납고를 지나는데 어느 곳에서 온 학생들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현장 견학 온듯하다. 꽤 여러 명이 떠들썩하며 격납고로 몰려가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알뜨리 비행장으로 난 코스를 걸으며 그 예전에 아니, 예전도 아니지. 지금부터 80여 년 전에 상황을 머리에 그리며, 진저리를 쳤다.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는 지금도 밭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으나 그 외 지역은 거의 모두 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 한켠에 '국방부 재산이므로 어쩌고저쩌고' 하는 글귀가 있다. 일제 때 왜놈들이 그 땅을 제주도민에게서 돈 주고 샀을까? 아마도 그냥 빼앗았을 것인데, 해방 후 그냥 그대로 국방부에서 이 땅을 승계했을 것이다. 그때 원 주인에게 보상을 해 줬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알뜨르 비행장 넓은 뜰을 지난 후 모슬포 남항이 나온다. 모슬포 남항에 갔더니 이런 덴장, 해상특보가 발령되어 결항이 된다고 한다. 그것 참... 할 수 없다. 오늘은 계속 코스를 진행하고 내일 가파도를 가야지. 내일은 숙소도 올레 스테이에서 제주역 게스트하우스로 옮기는 날이다. 일찌감치 보따리 짊어지고 와서 배를 타고 10-1코스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슬포 남항을 지나쳐 계속 진행해 모슬포항에 도착했다. 모슬포항에 제 11코스 공식 안내소가 있다. 안내소에서 내일 가파도를 가기 위한 코스 안내를 받고 제11코스로 진행했다.
모슬포항의 제주할망밤상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생선구이 정식이다. 이곳은 모든 손님에게 점심메뉴로 그 한가지만 제공되는 거 같다.
11코스는 해안을 조금 걷다가 대정읍 뒤쪽에 있는 모슬봉을 휘돌아 내려간다. 모슬봉에 오르면 중간 스탬프가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 모슬봉 주변에는 공동묘지가 많다. 일반 공동묘지, 천주교 공동묘지 등등 그렇다 보니 버스가 다니는 길은 없고 계속해서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야 한다. 한참을 가서 신평사거리에 도착해서야 중산간서로가 지나가고 신평리 정류장이 있다. 이곳에서 내일을 기약하고 올레 스테이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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