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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작은 것들의 신-아룬다티 로이

by 수레의산 2017. 12. 23.

(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박찬원 옮김, 문학동네)


  어린 라헬과 에스타가 사랑하는 벨루타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다. 자신들에게 작은 장난감들을 잘 만들어주며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불가촉천민이라는 계급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이념 같은 큰 것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보지도 못한다. 반면 암무는, 그리고 벨루타는 그렇게 큰 것은 외면하려 애쓴다. 큰 것을 볼수록 그들에겐 미래도 그 무엇도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애정을 쏟는다. 개미에 물린 엉덩이에, 잎새 끝 굼뜬 애벌레며 뒤집어진 딱정벌레에, 작은 거미 한 마리에....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이기에 약속할 수 있는, 혹은 약속할 수 있다고 믿는 미래란 오직 '내일'뿐이기에 그들은 작은 것에 집착한다. 어느날 낮잠에서 깨어난 암무는 꿈에서 한 팔로 자신을 꼭 끌어안던 외팔이 남자를 떠올리며, 행복했던 꿈을 되짚으며 묻는다. 그는 누구였을까. '상실의 신? 작은 것들의 신? 소름과 문득 떠오른는 미소의 신?' 두 사람이 약속했던 '내일'이 사라지던날,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믿은, 그래서 '준비'해온 일을 실행에 옮기는 어린 에스타, 에스타와 함께하는 어린 라헬과 소피 몰, 이어지는 소피 몰의죽음, 그리고 어린 에스타와 라헬이 목격하는 벨루타의 죽음. 이어지는 이별, 최책감, 침묵, 암무가 홀로 맞이하는 죽음, 오랜 세월 후 또 다시 어기게 되는 '사랑의 법칙', 아룬다티 로이의 목소리와 이야기는 쉼 없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 책의 박찬원 해설중에서


  이 책은 에스타와 라헬이라는 이란성 쌍둥이가 겪는 삶의 고통? 경험을 이야기 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가 만든 굴레로 인하여 더 행복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는 이란성 쌍둥이가 겪게 되는 고통을 이야기 한다. 뿌리깊은 남존여비사항, 불가촉천민과 가촉민으로 나눈 카스트 제도, 영국의 식민지배가 낳은 이중적 구조를 이야기 한다. 책은 31살의 라헬이 다시 고향 아예메넴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되지만 중간중간 과거로 회상한다. 그리고 그 회상은 거꾸로 진행된다. 에스타와 라헬이 태어나고, 그들의 사촌인 소피 몰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거기에 서 부터 과거로, 과거로 진행된다. 책을 읽으며 어떻게 해서 소피 몰이 죽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되고, 중간마다 어떤 암시가 나타난다. 또 어떻게 에스타와 라헬은 헤어지게 되었는지? 그들의 젊은 엄마 암무는 어찌 되었는지? 작품의 거의 마지막에서야 소피몰이 왜 죽었는지, 또 암무와 에스타와 라헬이 왜 헤어졌느지? 그리고 그들의 작은 것들의 신은 무엇인지 나타난다. 


  만일 인도에 카스트 제도가 없어 남녀가 평등하여 암무가 대학공부를 하여 자기가 하고 싶은일을 하고, 그로 인하여 알콜중독자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또 불가촉민이라는 게 없어 암무가 벨루타와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었다면, 그래서 에스타와 라헬이 사랑하는 암무와 벨루타와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살았다면? 베이비 코참마가 제대로 결혼해서 자기 친정집에 살지 않았다면? 베이비 코참마가 허위 신고를 한 것에 대해 인도 경찰이 제대로 조사하고, 법에 따라 체포하고 그랬다면?  암무와 벨루타 그리고 에스타와 라헬은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또 노동자인 나는 어떤가? 민주주의, 자본주의, 또 다른 세상, 노동자 계급의 제대로 된 삶, 사법정의와 같은 큰 것도 있지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것'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심을 갖는가 하는 반성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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