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짐승, 저자 : 모니카 마론, 옮긴이: 김미선, 문학동네 2010)
화자는 100세가 넘은 여성이다. 그런데 사실 100살인지 90살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그녀는 지금 집안에서 거의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연금으로 생활하며 생필품을 사기 위하여 가끔 밖에 나갈 따름이다. 이 슬픈 짐승 이라는 이야기는 이 100살 먹은 화자가 자신이 끔찍하게도 사랑했던 남자, 프란츠와의 추억을 더듬는 이야기다.
그녀는 독일 분단 시기에 태어났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소련에 의해 동유럽이 묶이는 그런 독일을 비판한다. 이는 동서독 장벽과 베를린 장벽이 설치되고, 전쟁이 끝난후 아버지가 동독에서 권력을 잡았던 작가 모니카 마론의 경험과 같다.
그녀는 브라키오사우르스 라는 공룡을 전시하는 박물관에 근무한다. 그러던 중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독에 살던 프란츠가 박물관 공사에 관련되어 처음 만난다.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헤어졌다. 그러나 프란츠는 여전히 그의 아내가 있다. 즉, 프란츠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다. 그런데 프란츠가 어느날 그의 아내와 영국으로 여행을 가자 그녀는 끝없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밤새도록 프란츠와 그의 아내 사이를 혼자 상상하며 분노한다. 그 이후 프란츠와 그녀의 관계는 정상적인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그녀는 프란츠를 독점하지 못해 안달을 하고, 프란츠는 여전히 12시 반이 되면 그의 아내에게 돌아간다. 결국 돌아가는 프란츠를 못가게 잡고 씨름하다가 들어오는 버스에 부딪혀 프란츠는 사망하고 만다.
하여간 처음부터 읽는 내내 이게 무슨 일인지... 100살 넘은 여자가 과거를 회상하며 온전하지 못한 기억으로 회상하고 독백하는 글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아마도 큰 사고를 일으키고 무의식으로 자신의 가장 나쁜 기억을 지워버린 것 같다. 그후 많은 세월이 흐른뒤에 천천히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을 소설로 쓴 것 같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시 한번 읽어 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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