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다산책방2008
열 한살의 조지나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사라지고, 엄마와 3학년짜리 남동생 토비와 함께 길거리로 나 앉는다. 엄마는 고물 자동차에서 세명이 거주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비좁은 차 안은 너무나도 불결하고 답답하다. 조지나와 토비의 책가방과 문구들은 쓰레기 봉지에 넣어둔다. 아이들은 근처 건물의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차 옆에서 양치질을 한다. 옷도 못갈아 입어 날이 갈 수록 냄새도 난다. 평소에 친했던 친구들은 쑥덕 거리며 조지나를 멀리한다. 그래서 조지나는 평상적인 삶. 집에서 생활하고, 침대에서 자고, 집에서 샤워하는 그런 평벙한 생활을 그린다. 엄마에게 언제 그런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 엄마는 집을 구하기는 돈이 모자란다고 대답한다.
어느날 전봇대에 '잃어버린 개를 찾습니다" 라는 오래된 전단지를 발견한다. 개를 찾아 주면 500달러를 주겠다는 전단지다. 그래서 조지나는 개를 찾기만 한다면 500달러를 벌어서 엄머에게 주면 집을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전단지는 오래된 것이기에 결국은 부잣집 개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노트에 개를 완벽하게 훔칠 수 있는 방법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정리해 나간다. 엄마는 이틀에 한번씩 주차장을 바꿔가며 고물자동차를 끌고 다니다가 숲속에 다 쓰러진 집으로 몰래 들어가서 살게되지만 이마저도 주인이 나타나서 그들의 다 떨어진 가재도구를 밖에 버리고 문을 엑스자로 폐쇄해 버린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어찌도 이리 어려운 집은 어려울까? 엄마의 낙담에도 조지나는 어린아이의 순진함이 보인다. 엄마에게 불만도 털어놓고, 엄마는 또 엄마대로 가끔 짜증도 내면서... 가끔 신문에 나오는 젊은엄마가 아기들과 자살을 했다는 기사...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낙담한 나머지 자살하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이 계속 들었다. 쓰러져가는 헌 집에서 조차 쫒겨날때, 세탁소에서 해고될때, 그리고 고물 자동차가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을때 정말 낙담했다. 그러나 엄마는 좀 낙천적이었을까?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또 직업을 갖고, 얼마 안되는 음식을 사 먹고, 아무것도 모르는척 하는 자전거에 의지해 살아가는 무키 아저씨가 남몰래 자동차를 고쳐놓은 것은 또 가슴을 훈훈하게 해 준다. 사실 소설은 눈물이 나게 슬프지만 읽으면서 피식 하는 웃음이 나는 것은 '웃프다' 라고 해야 할까?
어찌 되었건 결국 윌리 라는 개를 훔치기는 하지만 개 주인인 카멜라 아줌마도 대책없기는 마찬가지다. 부자집인줄 알았는데( 카멜라 아줌마의 성이 위트모어 이므로, 위토모어 가 전체가 아줌마의 소유로 알았다) 알고 보니 집은 허술하고 가진것도 없고 단돈 15달러 밖에 없는 아줌마다. 윌리를 숲속의 다 쓰러져가는 집 뒤에 묶어 두고 500달러를 아줌마가 구할때 까지 기다리던 중, 자전거 한대로 생활하는 무키라는 아저씨를 만난다. 무키 아저씨는 조지나가 개를 훔쳤다는 사실을 알지만 조지나가 스스로 깨닫도록 옆에서 도와준다. ' 때로는 앞으로 살아갈 흔적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흔적이 중요할 수 있다" 라며... 조지나는 그렇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속 적어가면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게 되고 결국 윌리를 카멜라 아줌마 집으로 들여 보낸다. 그리고 아줌마에게 고백한다. '제가 개를 훔쳤어요' 아줌마도 조지나를 용서해 주고..
그리고 그날 엄마가 새로운 집을 구하게 된다. 그래서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서 조지나는 행복해 진다. 조지나는 특별히 부자가 되게 해달라거나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집에서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침대에서 잠을 깨는 그런 평범한 삶...
정말로 웃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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