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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2/100대명산

한라산 윗세오름-선작지왓 철쭉

by 수레의산 2009. 6. 15.

ㅇ 산행일시 : 2009.06.13.  10:29~13:52 (3시간23분)

ㅇ 산행장소 : 한라산 윗세오름(1,700m)(영실휴게소-병풍바위-선작지왓-윗세오름-만세동산-사제비동산-어리목)

ㅇ 산의개요

   영실의 병풍바위에서 구상나무숲을 지나면 국내 최고의 고산 초원인 선작지왓이라 불리는 대평원이 펼쳐진다. 백록담 화구벽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서고 왼쪽으로는 윗세오름의 세 봉우리가 포개듯 정열해 있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는 '선작지왓'이다

선작지왓은 한라산의 윗세오름과 방아오름이 양쪽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는 고산의 초원을 말한다. 윗세오름에서 영실방면으로 구상나무군락 바로전의 1km 거리의 수십만평의 평원이다. 선작지왓의 비경은 봄에 그 빛을 발한다. 가히 선경이다. 봄이 오면 이 일대는 진달래와 철쭉이 보라빛 정열을 불태우는 곳. 5월중순 털질달래가 만개하여 떨어지고 잠시 쉬었다가 수십만평 초원이 산철쭉으로 뒤덮혀. 산상화원 (山上花園)을 이룬다. - 한국의 산하에서

 

 

ㅇ 프롤로그(?)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 수련회를 제주에서 갖게 되었다. 14:40분 비행기를 타고 약 40여분을 날아 제주공항에 내렸다. 곧바로 버스로 제주4.3평화공원에 도착하여 기록물들을 관람했다. 1947년 3월1일 3.1절 기념식 행사에서 말을 탄 경찰이 어린아이를 밟아 죽여 놓고 사과 한마디 없어 이를 항의하던 군중들에게 경찰이 발포함으로 시작된 제주 4.3 사건은 그후 1948년4월3일 제주도민이 전체 총파업을 결행하므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주구노릇을 하는 경찰은 제주도민들을 빨갱이로 몰아부쳐 학살을 서슴치 않았다. 살해당한 많은 사람들이 부녀자와 노인, 그리고 어린아이 들이었다고 한다. 그후 제주도민들은 가슴으로만 그 슬픔을 담고 살아야 했다고 한다. 1957년에 그 슬품을 못이겨 사람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묵념을 했고, 사람들이 슬픔에 복받쳐서 울었다고 해서 마을 리장이 시말서를 쓰고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했다는 '하이고 사건'은 눈물도 마음대로 흘리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그후 노무현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가권력' 이 저지른 폭력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국방부 금지도서인 '지상에 숟가락 하나' 라는 소설책에서, 그리고 태백산맥에서 읽은 내용이기에 또 다시 분노를 끼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당한사람의 가슴은 지금도 그 멍이 가시지 않았을것이다. 또한 그때 그런일을 저지른 사람들(겡찰, 권력자들, 특히 서북청년단)은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도 없고 처벌도 없다. 과거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없기에 지금까지 그런사람들이 온전히 살고 있는것이겠지...

 

 ▲ 방문자들이 써서 붙여놓은 메모지

 

 

 

ㅇ 국립공원영실지소 10:07

  아침 제주 비자림청소년수련원에서 버스로 1시간30분이 걸려 국립공원영실지소에 도착했지만 이곳에서 부터 영실휴게소까지 약 40분을 더 들어가야 한단다. 버스는 못들어 가고 승용차나 소형승함차만 들어갈수 있다고 한다. 택시비 5천원을 내고 택시로 이동했다. 버스타고 가는 사람은 웬만하면 택시타고 이동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걸어갔다가는 2차선 진입로에서 맥이 다 빠질수 있겠다.

 

 

 ▲ 여기에서 부터 걸어가면 40여분 걸린다. 절대 걸어가지 마세요.

 

ㅇ 영실휴게소 10:29

   영실휴게소 뒷편으로 500 나한상이 있는데 이곳을 제대로 사진을 못찍었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길 양편으로 승용차들이 빽빽하다. 앞으로 국립공원영실지소에서 부터 도로를 다 없애고 휴게소도 없앴다고 한다. 휴게소가 없어지면 자연은 더 보존되겠지... 진입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친환경적으로 숲속길을 낸다면 산책코스로도 좋으리라. 휴게소에서 김밥을 사고 물을사고 출발..

 

  ▲ 여기 휴게소 뒷편으로 오백나한상이 있는데 아쉽게도 못찍었다.

 

  ▲ 초반에는 평탄하기만 한 길...

 

ㅇ 1500 고지 11:01

   초입에는 비교적 완만한 나무계단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약 1km 정도 지나면 본격적인 급경사가 시작되고 그리고 하게 시작된다. 약 20여분을 오르면 이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오르며 오른쪽 앞으로 병풍바위, 그리고 옆으로는 500 나한상 이 펼쳐진다. 뒤돌아 보면 지평선처럼 녹음이 펼쳐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 요기쯤부터 급경사가 시작된다. 그렇지만 뭐 짧다...

 

 

  ▲ 병풍바위

 

 

  ▲ 오백나한상

 

 

 

  ▲ 아이들도 잘 올라오는 길이다.

 

 

 

 

   ▲ 뛰어내려 보고 싶은 숲(마치 초원같다)

 

 

 

   ▲ 이제 거의 다 올라왔나?

 

 

 

ㅇ 구상나무군락 11:22

   구상나무 군락으로 접어들면서 경사는 완만해지기 시작한다.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간다는 구상나무들의 고사목이 여기저기 보인다. 아울러 병꽃나무도 화사하게 피어있다. 앞으로 진행할수록 경사는 평지와 같아지고 화산암으로 이어지는 너덜지대도 지난다. 새싹이 나오는 봄이나 단풍이 피어나는 가을이라면 1500고지 주변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그만일테고, 눈내리는 겨울산행이라면 구상나무 군락을 지날때가 참으로 아름답겠다.

 

 

 

 

   ▲ 살아 천년, 죽어천년

 

 

   ▲ 붉은 병꽃나무

 

 

 

   ▲ 겨울에 설화기 피면 환상적이겠다

 

 

   ▲ 이런길도 있다. 뒤에 한라산 정상..

 

 

 

ㅇ 선작지왓 11:38

   이제 등산로는 나무데크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평지처럼 이어진다. 이 높은곳에 이런 분지가 있다는게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수십만평의 고원지대에 붉게 피어있는 철쭉... 그리고 그 넘어로 보이는 지평선과 구름... 바람은 더없이 시원하고, 평탄한 길을 가족과 함께 손잡고 걷는다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겠다. 저 멀리 한라산 백록담이 홀로 바위혹인양 우람하게 서 있는데 성판악쪽에서 보는 백록담과는 또다른 경치를 보여준다.

 

 

 

 

 

 

 

 

 

 

 

ㅇ  노루샘 11:49

    높은곳에 마치 수돗물처럼 콸콸 쏟아지는 샘물은 얼음물처럼 차갑고 시원하다. 물병 가득히 담아 고개를 한껏 뒤로 제치고 마셔본다. 세파에 찌든 저 아랫동네에 거주하는 인간들에게 감로수를 제공한다.

 

 

 

ㅇ 윗세오름 11:59

   윗세오름에는 휴게소 건물이 하나 있고 바닥 전체를 데크로 해 놓았다. 이 데크가 있기 전에는 훼손이 심하였는가 보다. 어리목에서 올라온듯한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되는 꼬마들(태권도학원생들 약50~60여명) 참으로 귀엽게 재잘대고, 많은 가족들이 함께 따뜻한 햇볕에 앉아서 점심들을 먹는다. 휴게소에는 컵라면을 판매하는데 쓰레기통이 없다. 까마귀 몇마리가 혹시 주워먹을 것이 없을까 하고 이리저리 기웃댄다. 돔모양으로 생긴 한라산 정상이 우뚝서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ㅇ 만세동산 12:27

   사실 어떤게 만세동산인지 잘 모르겠다.

 

 

 

 

 

 

 

ㅇ 사제비동산 12:58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 역시 데크로 잘 보존하고 있다. 길 양편에 보면 예전에 훼손이 심했음을 알수 있는 그물망 자재가 아직도 보이고 있다. 제주도 식생은 이곳 육지와 전혀 다르기에 야생화들은 찍지 않았다. 사제비동산은 조릿대 군락이 마치 초원처럼 펼쳐저 있고 내려다 보이는 제주시내는 아스라히 꿈속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주위에 몇개의 오름이 있다는데 그게 뭐 중요한가?

 

 

 

 

 

 

 

 

 

ㅇ  어리목 하산 완료 13:52

   사제비동산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리막 코스는 계단으로 이어져 무릎이 않좋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래도 예의 그 꼬마들은 잘도 내려간다.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발로 돌계단, 나무계단을 잘도 밟고 내려간다. 어느 꼬마는 너무 뛰어 갔는지 쉬는 마루에 앉아서 배가 아프다고 울상이다. 태권도 선생한테 전화로 연락해주고 절대 뛰어가지 마라고 했다. 그래도 이녀석들 자꾸 뛴다. 2008년도 아내와 함께 눈내리는 날 어리목에서 오르다가 이쯤에서 그냥 내려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른다. 오늘 산행은 간편하게 가족끼리 산행할수 있는 산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ㅇ 에필로그

   어리목에서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30분이 걸려 너분숭이에 도착, 너분숭이는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의 배경이 된 동네이기도 하다. 겡찰들이 주민들을 툭하면 마을 인근의 들판으로 끌고가서 사살했던 곳이며 아기무덤이 있는 곳이다. 제주 4.3 사건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싶다면 http://www.bille.pe.kr/jeju4.3.htm 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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