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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2/100대명산

팔봉산에서 해산의 고통을 겪다

by 수레의산 2007. 7. 11.

ㅇ 산행일시 : 2007. 07. 09. 13:58~
ㅇ 산행장소 : 팔봉산(372.4m)
ㅇ 산행인원 : 댕이산악회(몇명???)
ㅇ 산의위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ㅇ 산의개요
   팔봉산은 여름철 피서로 인기있는 홍천강과 함께 알려진 산으로 해발 309m에 불과하지만 크고 작은 여덟 봉우리가 팔짱 낀 8형제처럼 이어진 자태가 아름답다.

더욱이 숲 사이로 뾰족뾰족 솟은 암벽 및 기암괴석이 굽이굽이 감도는 홍천강의 맑은 물줄기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할 만큼 주위 경관이 수려한 산이기도 하다.  (한국의 산하에서..)

ㅇ 관리사무소 도착 : 13:58
  '피할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라' 라는 말이 있다. 요즘 시도때도 없이 근무하는 24시간 근무때문에 다음날까지 영향이 있다. 그냥 집에 있어봤자 꾸벅꾸벅 졸다가 하루해를 다 보내는 날들이 많다. 그러면서 산에 못간다고 투덜대 봤자 나만 손해다. 그냥 즐겨라.. 그래서 엊그제 다녀오고 또 늦은 산행을 계획했다. 비교적 가깝고 낮은 산으로... 그래서 결정된 곳이 팔봉산이다. 한국의 산하에서는 해발 309미터라고 되어 있는데 홍천군에서 발행한 안내문에는 327.4미터로 되어 있다.집에서 가는데 거의 두시간이 다 걸렸다. 가는길에 비발디파크인지, 오션뭣인지가 있는데 입장료가 장난아니게 비싸다. 성인 1인에 5만원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좌우지간 열심히 달려가니 팔봉교 앞에 바로 관리사무소가 있다. 관리사무소에서 1천오백원에 입장권을 끊고(관리인 말씀에 의하면 주차비도 있는데 홍보 작전상 이번에는 받지 않을테니 다음에 많이 데리고 오라고 하신다 ^^) 관리사무소 바로 옆으로 난 등산로로 접어 들었다.

 

 

 

산행들머리

 

맨 오른쪽이 8봉

                          

ㅇ 제1봉 : 14:30
  관리사무소에서 출발하면서 곧바로 나무계단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철도침목으로 만든 계단이 아주 튼튼하게 되어 있다. 계단폭이 크지 않아 편하게 오를수 있다. 약 10분 오르니 중턱에 휴식장소도 있다. 휴식장소를 조금더 올라가면 제1봉과 제2봉 가는길 이정표가 나온다. 제1봉을 바라보니 순전히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위가 곧 무너질것 처럼 생겼다. 처음부터 로프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초보자를 위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1봉에 오르니 주변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잠깐 사진만 찍고 그대로 제2봉으로 직행..

 

철도침목계단

 

 중간쉼터

 

▲ 개암나무

 

 

 

 

 

 

 가야할 제2봉의 모습


  ㅇ 제2봉 : 14:44
  제1봉에서 급경사로를 타고 내려와 곧바로 제2봉길이 나타난다. 2봉역시 1봉과 비슷한 수준의 등로인데 잠시 올라가니 산꼭대기에 웬 기와집?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올라가니 당집이다. 당집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씌여있다.

삼부인당의 유래 - 팔봉산2봉 정상에 위치한 이 당집은 3부인(이씨,김씨, 홍씨)신을 모시는 곳으로 지금부터 400여년전인 조선선조(1590년대)때부터 팔봉산 주변 사람들이 마을의 평온을 빌고 풍년을 기원하며 액운을 예방하는 당굿을 해 오는 곳이다.
팔봉산당산제는 지금까지 유일하게전승되어 오는 부락제로서 매년 음력3월보름과 9월보름에 전통적인 굿과 제사를 지내면서 나라와 백성이 평안하고 관광객이 산과 강에서 무사안녕하기를 축원한다.
팔봉산 굿놀이는 칠성,산신, 3부인신을 모시는 3마당으로 되어 있는데 팔봉산 당굿을 보면 무병장수하고 각자의 소원이 성취된다 하여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굿놀이를 보러온다.

 

 1봉에서 내려오는 절벽길

 

 신당

 

 

가야할 제3봉

유원지주차장

 

정상석에서..

홍천강의 굽이돌아가는 길



ㅇ 제3봉 : 14:59
   2봉을 내려오면서 곧바로 3봉가는 길이 나온다. 그런데 3봉 오르는 길은 급경사의 사다리로 시작된다. ㄷ봉은 아마도 팔봉산의 주봉인가 보다. 정상석도 제3봉이 아니고 팔봉산으로만 표시되어 있다. 높이도 가장 높아 보인다. 3봉에서 보는 2봉은 그야말로 애기같다. 3봉에서 4봉과 5봉이 보이고 홍천강이 굽이치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부끄러운 자화상

 

직벽의 철계단

 

지나온 제2봉

 

 

 

 

 

 정상석에서...

 

▲ 홍천강

 

 

 


ㅇ 제4봉 : 15:18
  4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해산굴이 있다. 해산굴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팔봉산 4봉에 태고의 신비를 안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 굴은 통과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을 느끼게 한다하여 해산굴이라고 부르며, 여러번 빠져 나갈수록 무병장수 한다는 전설이 있어 일명 장수굴로도 불리워진다.

실제로 나도 이 해산굴을 빠져 나가는데 참으로 힘들었다. 우선 배낭을 벗어서 구멍밖으로 밀어 놓고(구멍 밖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확 밀어버릴 수 도 없음) 낑낑거리며 겨우 빠져 나갔다. 우리 댕이산악회원중에는 이 해산굴을 빠져나가지 못할 사람은 없지만 뚱뚱한 사람은 통과를 못한다. 해산굴을 빠져 나오자 마자 보이는것이 정상석.... 반갑다. 친구야! 아니, 4봉아~

4봉에서 5봉으로 가는 길에는 등산로 안전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까지 온 길도 안전시설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데 더욱 안전하게 하기 위해 고생들 하신다. 홍천군에서 이 팔봉산에 대한 애착을 확인할 수 있다.

 

해산굴안내

저 틈으로 나간다.

저 구멍으로 어떻게 나가지?

 

▲ 제4봉이다.

 

 지나온 제3봉

저건 5봉인가?

 

 

ㅇ 제5봉 : 15:28
   제 5봉 가는 길도 역시 철사다리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이기에 주로 보이는 수종은 굴참나무가 많다. 상당히 오랜세월을 지켜온듯 한 굴참나무의 수피가 내가 어렸을때 우리 아버님의 이마의 주름살을 보는것 같다..

 


 

 

철계단

굴참나무의 수피

제5봉 정상

5봉 정상석 넘어 보이는 들판

지나온 4봉(좌)과 3봉(우)

천강

ㅇ 제6봉 : 15:48
  제6봉가는 길은 철사다리 대신 로프로 시작된다. 6봉 바위는 특히나 금방이라도 부서질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상석도 세울 자리가 비좁아 그런지 글자도 희미하다. 6봉을 넘어 다시 내려간다..

.

 

 

 

 

 

 

 

 

 

 

 



ㅇ 제7봉 : 16:12
  이젠 모든 봉우리가 그게 그거같다. 하도 많아서 헷갈리기도 하고 돌아보면 현재 있는 봉우리에서 하나를 빼면 되지만 앞서있는 봉우리는 몇봉인지 헷갈린다. 봉우리라고 다 정상이 아니고 시원찮은것은 봉우리가 아니다.

 

 

 

 

 

 

 

 

 

 

ㅇ 제8봉 : 16:31
  제8봉 갈림길에는 다음과 같은 위험 경고판이 서있다. 팔봉산 등산로 코스중 8봉은 가장 험하고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코스입니다. 등산에 풍부한 경험과 체력이 없으신 분이나 부녀자, 노약자 되시는 분은 현 지점에서하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보기에도 제8봉은 지금까지 본것중에 가장 험난한 코스일것 같다. 거의 직벽으로이어진 등산로는 로프로 되어 있지만 비교적 안전시설은 잘 되어있다. 로프도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고 요소요소 마다 발판, 손잡이 등이 잘되어 있다. 또한 바위도 미끄러운 바위가 아니기에 시건방만 떨지 않는다면 위험하지는 않다. 항상 산에 다니면서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고 산을 우습게 보면 않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팔봉산 팔봉에 앉아서 이젠 위험구간을 모두 마쳤기에 미루고 미루었던 맥주캔을 꺼내어 마셨다. 엄청~~ 시원,시원~~ 팔봉에서 보는 조망은 시원하고 아래 팔봉교, 그리고 유원지 주차장, 홍천강의 경치가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ㅇ 하산완료 : 17:22
  8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나중에 홍천강변 절벽을 따라 나오게 되어 있는데 하산로는 절벽에 쇠를 대어 길을 내어 놓았다. 높은산 중간에 오물이 걸려 있는것을 보아 장마가 지면 홍천강에 물이 꽤나 불어나는것 같다. 그래서 우기시에는 팔봉산 등산을 전면 금하는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비가 온다면 팔봉산에 오르는 것은 매우 위험할것 같다. 하산로를 따라 오면서 가지가지 꽃을 구경하며 오니 피로가 모두 풀리는듯 하다. 홍천강에는 드문드문 낚시하는 사람이 보인다. 관리사무실에는 문을 닫고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도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