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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까마귀의 죽음 - 김범석

by 수레의산 2025. 1. 24.

도서출판 각 2015. 옮긴이 김석회

 

1. 간수 박서방

    4.3 당시 경찰은 상급자는 서북출신 군인으로, 하급자인 간수 등은 거리의 부랑자를 임의적으로 채용했다. 간수 박백선은 곰보로 모든 사람들과 특히 여자들에게도 비웃음을 사며 거부당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갇혀있던 제주 여성 명순에게 은근히 호감을 갖고 있었으나 경찰서 과장이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명순을 고문하고 성폭행까지 행하는 것을 알고 내심 과장을 증오했다. 그러나 일개 간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는 사형을 당하기 위해 트럭에 실려 떠나는 명순을 부르며 따라갔다가 간수 자리에서 쫓겨난 후 사살된다. 그는 죽으면서 "나는 대한민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다.

 

    결국 간수 박백선에 의해 4.3 당시 제주도민을 학살한 대한민국의 죄상을 고발한다.

 

2. 까마귀의 죽음

    한라산에 입산한 장용석, 그와 절친인 정기준. 정기준은 미군청정의 통역관이며 빨치산과 내통하고 있는 정보원이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있어 제주의 많은 지인들로 부터 변절자 또는 배신자로 욕을 먹고 있다.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내심을 알 수 없는 이상근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경찰서에서 사형을 당한 사람의 목을 들고 다니면서 그의 신분을 추적하는 임무를 가진 '허물 영감'의 수상한 행동에 항시 긴장상태로 지낸다.

    어느날 정기준은 자기가 살던 동네, 지금은 장용석의 부모와 그 딸 양순이 살고 있는 동네에 갔지만 이미 그 마을은 모두 소개되었고, 가족 중에 빨치산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수용소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그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사형장에 가게 되고, 거기에서 장용석의 부모와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양순을 마주치지만, 애써 모르는 척 외면을 한다.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달리하면서 엄청난 정신적 갈등을 겪고 있는 정기준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미군정청과 이승만 정권은 제주 도민들을 완전히 소탕하기로 하고, 이승만이 제주도에 직접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정기준은 한편으로 그 정보를 장용석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마음과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죽게될 것이라는 생각에 우울한 심정으로 경찰서 마당을 걷는다. 경찰서 마당에는 거적때기로 덮여있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그 시체 중에는 겨우 예닐곱 살 정도 되는 소녀의 시체도 있었다. 이때, 경찰서 마당에 있는 나무 꼭대기에 까마귀가 앉아 그 시체를 쪼아 먹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며 까악거리며 울고 있자 정기준은 품에서 총을 꺼내 한방에 까마귀를 죽여 버린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자신이 스파이란 것이 발각될 수 있기에 마당에 널브러져 있는 소녀의 시체에도 세 방을 갈겨 버린다. 

 

3. 관덕정

   관덕정은 까마귀의 죽음에 나온 '허물 영감' 의 이야기다. 허물 영감은 나중에 화산도에서도 나온다.  하여간 허물 영감은 경찰서에서 목이 잘린 사람들의 '머리'를 들고 다니며 그가 누군지, 그의 친척은 누군지 찾아내어 경찰서에 알려주는 역할을 했었다.   경찰서에서는 그렇게 찾아낸 관련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한다.  하루는 술집에 있는 '서푼이'가 허물 영감에게 자기의 오빠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오빠를 찾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건넨다.   그러다가 4.3 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정부에서는 빨치산을 학살하는 대신 산에서 내려와 투항할 것을 권유하는 정책으로 바꾼다. 그러니 더 이상 학살로 죽은 사람의 머리를 찾아낼 필요가 없게 되자 허물 영감을 해고한 것이다.  허물 영감은 관덕정 마루 밑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구걸도 하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아가다가 시골에 가서 허물 치료라도 하면서 먹고살자고 버스를 타고 간다.  시골엔 새로운 선거에서 표를 확보하기 위한 편법으로 가짜 주민등록을 만들기 위해 후보자가 자기들 후손으로 등록하여 박백선이 본명인 허물 영감이 이백통으로 바뀐다. 후보자는 허물 영감에게도 편법 등록할 사람을 데리고 오면 수당도 주겠다고 하지만 허물 영감의 수단으로는 어림도 없다. 어느 마을에서 쫓겨나는 문둥병 환자를 만나서 그를 후손으로 등록하려고 데려가지만 야단만 맞고 다시 관덕정으로 돌아온다. 관덕정위 하늘에는 까마귀 떼가 새카맣게 몰려들고, 관덕정 뜰에는 자수한 빨치산들이 죽은 사람들의 목을 대나무에 꿰어서 메고 다니고, 주민들은 강제로 '구경'하는 행사가 벌어진다. 허물 영감은 비참한 행사를 보고 내켜하지 않는데, 그 자리에 '서푼이'가 자기 오빠의 머리를 보고 달려들다가 총에 맞아 죽는다. 허물 영감은 밤중에 경찰에게 뇌물을 먹이고 서푼이의 시체와 그녀의 오빠를 대신한 젊은 남자의 목을 가져다가 관덕정 마루 밑 자신의 보금자리에 뉘고 함께 생을 마감한다. 

 

4. 똥과 자유

    왜정시대 일본 홋가이도의 크롬 광산에서 혹사되고 있는 조선 징용인부의 실태를 고발한 소설이다. 성태일은  중학교를 일본에서 고학하다가 조선 역사책을 소지했다는 죄로 학교에서 퇴학 당하고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상을 치르는 동안 강제 징용되어 다시 일본으로 끌려가서 크롬 광산에서 혹사당한다. 그러다가 함께 2인 1조로 이루어진 취침 조인 이명식이 탈출을 시도했으나 곧 잡혀오게 되고  광산주는 징용된 조선인들에게 몽둥이로 쳐 죽이라고 시킨다. 성태일은 내심 갈등하지만 결국 저항하지 못하고 몽둥이로 이명식을 친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며 자기 합리화를 했다. 그런데 동료 '용백'은 그 명령을 거부하다가 머리를 맞아 백치가 되고, 감시인을 들이받은 이시하라는 처형을 당한다. 성태일은 그 일로 내적 갈등이 심하여 견디기 힘들어하다가 변소의 똥통을 통하여 탈출을 한다. 그가 똥통에 들어가 있을 때 그의 탈출은 발각된다. 그러나 그는 똥통에서 오히려 자유를 느낀다. 결국 성태일은 똥통에서 처형을 당한다.

 

5. 허몽담

    일본에 살면서도 일본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선인도 아닌 필자의 입장을 꿈에 빗대어 쓴 소설이다. 그는 꿈에서 자신의 내장을 소라게가 모두 뜯어 먹어 속이 빈 자신을 발견한다.  조선에 가서 홍길동의 분신에게 내장을 달라고 하지만 홍길동도 자신의 내장을 주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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