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오마스 퀴뢰, 세종서적,2016, 이지영 역
이 책은 국토종단시 부여 규암면에서 하루를 묵을때 저녁먹고 슬슬 밖에 나오니 좀 특이한 책방을 발견하게 되고 들어가 보았다. 대부분 책방을은 서가에 책이 죽 꽃혀있는데 반해 이 서점은 카페와 함께 운영하며 책의 배치가 아주 자연스럽게 되어 있고, 무슨 박물관?, 아니면 인테리어 처럼 해 놓았다. 이들은 오래된 건물(아마도 근대건물)이 방치되고 지역이 황폐화 되어갈때 이 건물을 사서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기념으로 이 책을 샀다.
노인 그럼프는 꼬장꼬장 하다. 세상이 못마땅하고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만 좋아한다. 전통은 사라지고 열심히 일하고 성실함을 잊은지 오래다. 그는 아내를 사랑한다. 그러나 아내는 치매가 걸려 노인요양원에 있다. 매일 요양원에 가서 아내에게(요양원에서 좋지 않다고 함에도) 버터와 으깬감자 등을 먹인다.
자신은 절대 병원침대나 요양원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는 미리 유서를 써놓고, 추도문도 자신이 직접 쓰고, 관을 만든다. 그는 유서를 쓰려고 다락에 둔 잉크병을 꺼내지만 이미 말라버렸다. 그래서 자신을 찾아온 아들과 함께 잉크병을 사러 간다. 그리고 늦어서 아들과 함께 호텔에 들르지만 영 마땅치가 않다. 호텔에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것도 못마땅 하지만 기왕에 돈을 지불했으니 수영장도 사용해 본다.
집에 돌아와서 새로사온 잉크로 유서를 쓰려고 하니 이번에는 손이 떨려서 유서를 쓸 수 없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손이 떨리지 않게 주사를 맞았는데 오히려 손이 말을 듣지 않고 감각이 둔하다. 의사는 잠시 기다리면 감각이 돌아 올거라고 한다. 그는 집에 와서 자신이 만든 관 뚜겅을 열고 한번 들어가 누워본다. 그러던 중 밖에 누가 와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일어서다가 관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치게 되고 병원에 입원하여 재활치료도 받는다. 그러면서 아들 내외와 손주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눈다. 그를 요양원에 보내려는 아들부부를 설득하고 고집대로 자신의 집에 거주하며 주도적인 삶을 산다. 그럼프는 국민학교만 나왔고, 어려서 부터 농사와 목공을 직업으로 가졌다.
그럼프를 보면 우리나라의 7~80대 노인을 보는 것 같다. 쓸데없이 뉴스에 관심이 많고, 스포츠와 지역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다만 우리나라 노인분들은 잘못된, 자신들이 핍박을 당했던 그 시절과 그들을 핍박했던 독재자를 그리워 하지만, 그럼프는 그렇지 않다. 자기가 사는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쌀쌀한듯 하면서도 이웃에게 인정을 베푸는 사람이다. 노인들이 대부분 고집이 세다. 나도 이제 10년이 지나면 70인데 나도 그리될까? 최소한 우리나라 어버이 연합 할배들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적어도 그럼프나,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또는 노인과바다에 나오는 그런 노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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