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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이반 데니소비치 , 수용소의 하루

by 수레의산 2021. 12. 12.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영의 옮김, 민음사)

 

제목에서 보듯이 이반 데니소비치라는 사람이 옛 소련 독재 치하에서 수용소에 수감되어 하루를 지내는 이야기를 쓴 것이다.  작품에서 슈호프(이반 데니소비치)는 소련 스탈린 독재 시 10년형을 선고받고 수용소에서 8년째 수감되어 있다. 수용소는 영하 27.5도 가 되었어도 매일 작업을 나가야 한다. 이들은 아침과 저녁을 거의 멀건 죽과 200~400그램의 빵으로 때워야 한다. 점심은 없다. 슈호프와 함께 수용되어 있는 죄수들 거의 모두가 자신의 죄를 모른다. 자신도 모르는 죄를 짓고 수감된 것이며, 10년형을 마쳐도 다시 10년이 아무런 이유 없이 연장될 수도 있다.

 

멀쩡하게 해군에서 함장으로 근무하던 해군중령도 함께 수감되어 있는데 이 사람은 수감된 이력이 짧아서 수용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간수에서 대들어 중영창 10일을 받는다. 슈호프는 이제 수용소에서 산 이력이 많기 때문에 바느질도 할 줄 알고 칼도 자기가 몰래 만들어 가지고 있다. 그는 바느질로 어느 정도 돈도 벌 수 있다. 

 

아침에 기상신호와 함께 일어나서 점호를 받고 식당으로 달려가 멀건 죽으로 아침을 먹어야 하지만, 좀 늦게 일어난다는 이유로 간수실로 끌려가 간수실을 청소한다. 대충 청소를  눈치껏 끝내고 식당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죽은 싸늘하게 식었다. 그리고 부반장에게 가서 자기 몫의 빵을 타고, 그나마 반을 갈라서 침대 매트리스 안에 숨겨놓고, 나머지 반은 점심때 먹기 위해 옷 속에 감춘다. 곧 수용소 정문을 인원점검을 받고(2회) 눈보라를 뚫고 작업장으로 간다. 작업장에 들어갈 때 다시 인원점검이 있다. 경비병은 수용소에서 작업장까지 인솔 책임이고, 작업장에서는 다른 경비병들이 감시를 한다.  작업장은 추위에 모든 게 얼어 있고, 쌓다가가 만 벽돌 위에 얼음이 두껍게 얼어있다. 이런 추위에 불을 피울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죄수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죄수들은 바닥에 떨어진 나무나 감시가 없는 곳에 있는 나무들을 주워와서 난로를 피워야 한다. 난로를 피우지 않으면 몰탈이 얼어서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불을 피우는 것은 허용된다. 세상에 그렇게 추운데 시멘트로 벽을 쌓면 그게 양생이 제대로 될까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은 나름대로 요령도 피우면서 임무 분담을 하고 일부는 얼음을 깨고, 일부는 몰탈을 개서 미장공에게 올려준다. 슈호프는 미장공으로 블록을 쌓아 올린다.  그렇게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게 되고 작업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울린다. 일에 집중하던 이들은 오히려 작업이 종료됨에 불만까지 느끼게 된다.

 

이들을 또다시 아침과 반대의 일정을 거쳐 수용소로 되돌아 간다. 작업장에서 두 번 인원점검을 하고, 수용소에서 또다시 두 번 인원점검, 수용소에서는 죄수들이 추위를 이기려고 주워온 나무들을 또 일부 빼앗는다. 그렇게 수용소 안에 들어가면 이미 달이 중천에 떠 있고, 각 반별로 식사를 위해 식당에 집결, 취사반의 행패를 견디며 죽으로 저녁을  때우며 자신은 오늘 하루가 그래도 운이 좋은 날이라 생각한다. 

 

소련의 스탈린 시대 독재정관의 불합리한 제도, 자신들의 정치적 권력을 위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죄수로 만들고 제대로 된 처우 없이, 그들은 영양부족으로 이가 빠질 정도였다, 몇십 년을 견뎌야 했다. 그나마 각 계층마다 서로 아래쪽을 갈취하고, 위로는 뇌물이 성행한다. 그리고 모든 숫자들은 허위로 가득 차고...

 

우리도 박정희 정권 때 그런 허수의 실적이 많이 등장했다. 그저 눈에만 보이면 되는 그런 실적. 이는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도 그랬다. 그나마 경제가 살았던 건 국민들의 잘살아 보자는 의지, 피를 빨렸던 농민들과 노동자들, 목숨 값을 국가에 빼앗겼던 베트남 전쟁 참여 군인들, 미국의 자본주의와 소련. 중국의 공산주의 대립으로 인한 자본주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국의 경제원조, 전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경제인구,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 3저 호황으로 인한 것이었다.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선 윤아무개 같은 인간이  '최저임금 아래로도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라고 개코같은 말을 하는 인간이 정권을 잡으면 이반 데니소비치가 겪었던 그런 수용소 같은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영국에서 산업혁명 시대에 아동들의 노동착취를 금지하자는 법안에 대해 자본가들은 '아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으면 안 된다고 헛소리를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