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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걸어서 국토종단 - 프롤로그

by 수레의산 2019. 2. 7.

2004년 공무원노동자 총파업으로 인해 파면을 당했었다. 당시 나는 노동조합 지부의 부지부장이었다. 수석부지부장도 있고 또다른 부지부장도 있지만 당시 기관측 담당팀장과 알력이 있었던 나에대한 혐의는 매우 가혹했다. 오죽해 당시 징계를 담당했던 쪽 인사가 당시 본부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던 지부장보다 더 싸가지 없게 조서가 올라왔다고 말했을 정도다. 어쨌거나 나는 그 사건으로 인해 지부장과 함께 파면을 당했다. 그이후 겁에 질려있던 사무국장이 변절하게 되고, 나는 사무국장을 자청해서 보게 되었다. 파면기간중 노동조합에 성실하게 복무했다. 그러다가 2007년경 이럴때 휴가를 내고 국토종단을 한번 해보는게 어떨까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대법원의 징계취소 판결확정으로 복직하게 되어 국토종단은 일단 무산되었다.

 

도보로 종단은 못했지만 자전거로 종단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여름 휴가때 자전거 종단을 꿈꾸게 되었지만 인터넷을 보니 섣불리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는 곧바로 후회한다는 글을 읽고 나도 예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마침 집에는 10만원짜리 중국산 자전거가 있어 이것을 타고 감곡에서 충주로 한바퀴 돌기로 했다. 그러나 인터넷을 글대로 한시간 정도 타고난 후 난 후회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는 왜 그리도 아픈지, 다리도 아프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국도의 경사가 심하게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거의 끌고 오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그 10만원짜리 자전거로 두번을 더 여행했다. 당시 4대강 사업으로 인하여 찬성과 반대가 대립하던 시절이었다. 두번째는 인근의 한강 여주 이포보까지 가보기로 하고 여주까지 갔지만 너무 멀다고 생각해서 되돌아 왔고 세번째는 결국 이포보 까지 가기는 갔지만 너무 힘들어 농성하는 분들께 힘을 실어 주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그래서 10만원짜리 자전거로는 무리다 싶어 25만원짜리 자전거를 구입했다. 보무도 당당히 충주에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강천보를 돌아왔다. 집에 들어올때는 거의 엉금엉금 기어서 돌아왔다. 대부분 자전거 매니아들은 최소 300만원대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다.

 

2018년말 명예퇴직을 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국토종단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지도를 보며, 대한민국의 3대이빨로 소문난 유홍준교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참고해서 여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게 실제 종단시에는 많이 바뀌게 되었다.

 

생각했던 대로 명예퇴직을 하고, 구정이 지난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충주역에서 무궁화열차 11:41발, 오송역 12:44 도착, ktx 오송역 13:25분발 목포 15:02분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5,300원, 목포에서는 땅끝까지 가는 버스는 이미 끊겼고, 해남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차가 16:05분 차다.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해남에 도착하니 군내버스를 끊어준다. 17:18 차다. 4천원이었던가? 땅끝에 도착하니 18:18분이다. 땅끝에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얼마전에 안해와 함께 예행연습차 왔던때가 생각난다.


▲ 무궁화 열차

▲ 오송역

▲ 목포행 KTX




▲ 땅끝마을

 

하얀모텔에 투숙하니 숙박비가 5만원이다. 너무비싸. 인근 식당에 가니 1인분을 파는 것은 삼치구이, 고등어구이등 세가지 메뉴밖에 없단다. 고등어구이 13,000원에 소주까지 한병(4,000원) 을 마시고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