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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내가 정말 싫어 하는놈

by 수레의산 2010. 12. 18.

 

2010년 나에게 이 사람은 절대 인사하기 싫은 놈이다.


이 사람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되는 부서 직원들은 일단 얼굴에 그늘이 짙게 깔린다. 심지어는 인사 발표때 이사람의 전출이 예상되는 부서 직원들의 표정엔 알게 모르게 슬몃 웃음꽃이 피는 반면, 전입이 예상되는 부서 직원들의 눈동자에는 불안한 기색이 감돈다. 함께 근무하는 그 부서의 직원들 표정이 밝을때는 예외없이 그 사람이 휴가 또는 출장간날 인데 출장도 잘 안가고 휴가도 잘 안간다는 소문이다.


그 사람이 직원들을 괴롭히는 방법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거의 칭찬은 하지 않고 야단만 치는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한다는데... 그리고 자신이 사무실에 있을땐 전 직원들이 죽 앉아서 고개 숙이고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사람보다 먼저 퇴근하는 일은 엄청난 모험을 해야 하는 일이고, 하계휴가를 떳떳하게 가는일도 참으로 힘들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사람을 내가 좋아할수 있겠는가..


엊그제 사무실 복도를 지나다가 앞에 오는 사람을 보고 무심결에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곤 ‘아차’ 하면서 후회를 했다. 무슨 이야긴고 하면, 내가 우리 지자체에서 정말 꼴보기 싫고 절대로 인사하지 않기로 작정한 상관이 있는데 평소 복종의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 등 공무원의 의무 뿐 아니라 경로사상에 길들여져 윗사람만 보면 자동적으로 고개가 숙여져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던 것이다.


나는 그사람과 한 부서에서 함께 근무해 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한 부서에서 근무해 보지도 않은 나는 왜 그사람이 싫을까? 좀 비속적인 말이지만 ‘갈군다’ 라는 말이 있다. 업무 하나하나 처리할 때 마다 그럴뿐 아니라 자신만이 기획력이 뛰어나고 자신만이 제일 잘한다는 근거없는 엘리트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이며, 자신에게 잘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좋게보고, 이사람에게 한번 찍힌 사람은 영원히 갈굼을 당한다. 심지어는 자기의 자식에게도 그런 편애를 한다고 한다. 또한 그사람은 노조와 정말 사이가 좋지 않다. 아니..원래 권위주의적인 사람이니 평등을 외치는 노조를 좋아할 리는 없는게 당연하다. 심지어 노조관련 문서를 결재할때는 서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펜으로 확 그어 버렸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물론이고 일용직노조(민주연합노조) 관련 문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것.... 자기가 인사관련 부서에 있을 때 공무원노조 관련자들을 모두 하위순위에 평가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뿐 아니라 나와 함께 어렵고 힘든일에 앞장섰던 동지들까지도... 매년 광역자치단체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던 사무관 인사를 막고 기초단체에서 자체 승진할 수 있도록 하고 하위직 공무원들의 권익보장을 위해 힘들고 아픈길을 마다않고 갔던 우리 동지들의 앞길을 막아놓은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 좋은 감정을 가질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