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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운명의 딸 - 이사벨 아옌데

by 수레의산 2020. 12. 9.

(운명의 딸, 이사벨 아옌데, 권미선 옮김, 민음사2001)

 

주요인물 - 엘리사 소머스, 타오 치엔, 로즈 소머스, 제레미 소머스, 존 소머스, 마마 프레시아, 오아킨 안디에타, 제이컴 토드, 아구스틴 델 바예 파울리나

 

- 중요한 것은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다가온 삶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 가는 것이다. -

 

엘리사 소머스는 업동이로 로즈 소머스의 집에 들어온다. 나중에 밝혀 지지만 이 아이는 사실 존 소머스의 사생아이다. 소머스 집안의 가장은 제레미 소머스로 영국에서 운영하는 칠레의 동양척식회사의 지사장이다. 존 소머스는 제레미의 동생으로 배를 모는 선장으로 바다로 떠돌다가 가끔씩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로즈 소머스는 막내 여동생으로 어렸을 적에 사랑에 상처를 입고 미혼으로 살아가기를 고집하는 여성이며, 엘리사 소머스를 딸처럼 키우는 여성이다. 

 

엘리사 소머스는 소머스의 집에서 키워지는, 길러지는 아이 인데 제레미로 부터는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로즈 소머스의 계획대로 길러진다. 그러나 로즈 소머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여자는 이렇게 성장해야 하고, 이렇게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여성으로 자기가 시간이 있을 때에는 완벽하게 엘리사를 통제 하지만, 자신이 바쁠 때에는 그냥 내버려 둔다. 그래서 엘리사는 자기 혼자서도 잘 놀게 되고, 유모인 마마 프레시안과 거의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사실 형식적인 관심과 지원은 로즈로 부터 받지만 실질적인 사랑과 관심은 유모로 부터 받으며 자란다. 

 

이 소설은 3부분으로 나누어 지는데 제1부 (1843~1848), 제2부(1848-1849), 제3부(1850-1853)이고 우리나라의 연대기로 비교해 보니 헌종임금 시대로 나온다. 사실 우리나라 헌종임금 때에는 거의 조선 국운이 다해서 세도정치가 판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철종-고종-순종으로 이어지는 망국의 시대이다. 영국은 제국주의 시대에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칠레도 그런 수준이었다. 북미나 남미 모두 인디안들의 땅을 무력으로 빼앗고 북미는 인디안, 남미는 인디오들을 마구 내쫒고 죽였다. 인디안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괄시받고 있었던 시대이다. 

 

제1부는 엘리사의 출생에서 성장과정, 그리고 소머스 일가의 성격과 배경, 엘리사의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로즈의 노력 등이 전개된다. 

제2부에서는 미국으 샌프란시스코에 금광열풍이 불어 모든 사람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과 샌프란시스코가 번성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엘리사의 연인인 호아킨 아디에타가 회사의 물품을 횡령하여 그 돈으로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이에 엘리사는 호아킨을 찾으러 밀항한다. 밀항 과정에서 억지로 선원이 된 중국인 타오 치엔을 만나서 도움을 받는다. 타오 치엔은 동양인을 대표로 그려지는데 명상을 즐기며 인내천 사상을 실현하는 멋진 남자로 그려지며 엘리사의 보호자, 후원자이다. 엘리사는 임신한 몸으로 배의 화물칸에서 숨어 가다가 유산을 하게 되고 타이 치엔이 치료해 준다. 1949. 4월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지만 현장은 엉망이다. 꼭 우리나라 60~70년대 서울을 보는 것 같다. 

 

제3부는 엘리사가 호아킨을 찾으러 다니면서 보게되는 샌프란시스코의 실상, 그리고 비참한 그곳에서 의술을 베푸는 타오 치엔을 그린다. 욕망의 땅, 욕심의 땅, 무질서의 땅, 무법자의 땅 미국에서도 역시 여성들이 격는 고초는 심하다. 황금을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남자이고 이들은 노름과 여성을 탐하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매춘이 행해지고, 매춘 여성들은 포주에 묶여 인간대접도 받지 못하며 성매매에 희생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어린 여자애들을 부모들이 팔았거나 또는 불량배들이 납치하여 포주에게 팔아 매춘노예로 살아가게 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괄시를 당하는 힘없는 사람들이거나 '더러운 비둘기'로 표현되는 매춘여성들이다. 그들이 오히려 전염병이 돌았을 때 이웃을 도와준다. 

 

엘리사는 호아킨을 잊지 못하고 찾아 다니지만 행방은 묘연하고, 언제난 희생하며 천천히 생활하는 타오 치엔에게 마음을 주게되고 타오 치엔 역시 그녀에게 마음을 준다. 그러나 호아킨의 생사를 모르고, 타오 치엔은 죽은 부인, 린 을 못잊어 서로가 합치지는 못하다가 악당으리 변신한 호아킨의 결국 경찰에게 잡혀 죽은 것을 확인한 후에 둘은 마음을 합치게 된다. 

 

이사벨 아옌데 소설을 보년 '영혼의 집' 에서처럼 다소 미신적인 이야기들이 잘 등장한다. 죽은 사람이 버젓이 나타나고, 그들과 이야기도 한다. 그리고 꿋꿋하게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에서도 이사벨이 옛부터 내려오는 관습, 그리고 어른들의 경직된 생각을 깨뜨리고 모험과 도전을 하는 내용이다. 한 번 잡으면 쉽게 놓지 못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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