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루쉰(鲁迅) 제1 소설집 납함(吶喊)

by 수레의산 2017. 1. 10.

 

루쉰 지음, 김시준 옮김, 을류문화사

루쉰은 1918년 5월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인 (광인일기)를 발표하여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문학혁명의 성공을 알리는 고고지성을 울렸다고 한다. 이후 루쉰은 문학계의 선구자로 문단을 영도하였다고...- 책의 해설에서..

 

(제1 소설집 납함(吶喊)) - '함께 소리지름'의 뜻

 

* "쇠로 된 방인데 창문도 전혀 없고 절대로 부술 수도 없는 것이다. 그 안에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다. 오래지 않아 모두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그런데 혼수 상태에 죽어 가므로 절대로 죽음의 비애 같은 것은 느끼지 못할때, 과연 크게 소리질러 이들중 몇명을 깨워 구제될 수 없는 임종의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라는 루쉰의 물음에 그의 친구 이이신은 "몇 사람이 깨어 일어 난다면, 이 쇠로 된 방을 부술 수 있는 희망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라고 응수했다. 과연 그렇다. 아무리 막혀 있고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말고 깨워야 한다. 망해가는 청나라의 민족을 깨워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을 수 있겠다. 과연 이런 말은 구한말, 일제 압제기의 한민족에게도 통하는 이야기 였으리라. 그래서 많은 민족 지도자들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독립운동과 교육사업을 했을 것이다.

  2012년 제17대 대통령 이명박의 임기 말년쯤 모두 쫄아서 말도 못하고 있을때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 4인의 걸출한 인물들은 불현듯 나서서 "쫄지마 씨발"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팟캐스트 '나꼼수' 다. 그러나 부정선거에 의해 박근혜가 당선되었고, 이들의 노력은 국민들의 촛불과 함께 2017년 박근혜를 탄핵하며 꽃을 피웠다.  그렇다. 모두 쫄아서 있을때, 납함에 있을때 누구라도 소리쳐야 한다. - 마지막 문단은 2018년 6월 1일 기록했다.

 

1. 광인일기

   자, 이것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까? 내용이야 뭐 간단하다. 자신의 친구가 아프다는 소식에 찾아 갔더니 아픈것은 자기가 아니고 자기의 동생인데 이미 다 나아서 다른곳에 일하러 갔다. 다만, 동생이 아플때 일기를 써 놓은게 있으니 한번 보라고 해서 보았더니 온통 피해망상증 글이다. 이야기에서 광인은 자신의 생각대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평가한다. 그는 사람들이 사람을 잡아 먹는다고 생각한다. 자기형도 자기 동생을 잡아 먹었을 것이고 또 자기를 잡아 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자신도 사람을 먹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다고 한다. 결국 청나라 말기 수백년 내려온 잘못 된 관습을 고치자는 이야기란다.

 

    그래, 꼭 사람을 실제로 먹어야 먹는 것인가? 사람은 서로를 속이고 그들의 삶을 갉아 먹는 경우가 많다. 형제가 속이고, 이웃이 속이고, 정치인이 국민을, 이 당은 저 당을 속인다. 속이는 거나 잡아 먹는거나...그들의 인생을 갉아 먹는거나...

많은 권력들이, 언론들이, 기레기들이, 아무 생각없이 카톡으로 헛된 소식을 퍼 날랐던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인생을 먹어 버렸고, 그들의 가족의 생활을 먹어 버렸고, 세월호에서 생존해 나온 172명의 인생도 상당히 많이 먹어 버린것 아닐까? 그럼 저 광인만이 정말 광인일까? 이 시대의 기레기들... 이 시대의 수구 골통들, 청맹과니들...

 

2. 콩이지(孔乙己, 책에는 쿵이지로 되어 있으나 병음으로 보았을때 콩이지가 맞음)

   콩이지는 없는 돈에도 매번 술을 한, 두 잔씩 주기적으로 와서 사 먹었는데, 본인은 지식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글을 배우다가 끝까지 못가고 남의 책을 베껴주고 돈을 받았는데 일하기를 싫어해서 아무도 일을 맡기지 않아 나중에는 책이나 물건을 훔쳐서 술을 사먹었다고 한다. 결국 주인에게 잡혀서 맞았는데 다리가 부러졌다고 한다. 콩이지는 다리가 부러져서도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마지막으로 와서 술을 사먹고 갔다. 결국 19닢은 외상으로 남겨둔채...

 

    아무 쓸데없는 지식, 아무에게도 소용없는 지식은 무엇인가? 아니...잘못된 지식은 사회에 독이 되지 않을까? 초등학교 다닐때부터 전교 수석을 놓치지 않고 중.고등학교를 진학하고, 국내 최고의 대학교라는 서울대학교 법과대를 다니고, 다니던중 사법고시를 수석으로 또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자기가 원하는 검찰 또는 판사로 임용되어 가짜 간첩이나 만들고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또는 재벌의 수족이 되어 같은 국민들을 괴롭히고 쥐어짜는 그런 지식인들은 아무일도 하지 않고 그저 술이나 사먹는 그런 콩이지 보다 더 나쁜놈들이 아닐까? 콩이지는 비록 19닢의 술값을 떼어 먹었지만 이놈들은 그보다 수천배, 아니 수만배 더 나쁜놈들이 아닐까?

 

3. 약(藥)

   사람의 피가 묻은 만두를 먹이면 폐병이 난다는 소문에 폐병이 걸린 아들에게 아버지가 돈을 주고 사형수의 피가 묻은 만두를, 그것도 사형수의 아버지에게 은화를 주고 사서 아들에게 먹였다. 그 사형수는 '청나라는 우리 모두의 나라다' 라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대중들은 그가 미쳤다고 했지만, 오히려 사형수는 자신을 잡으러 온 사람을 가엾다고 했다고 한다. 일부 몇몇 사람들은 그 말의 뜻을 이해 하였다.

 

    그러나 결국 폐병걸린 아들은 죽었고 무덤에 묻혔다. 그 사형수 역시 폐병걸린 아들의 무덤과 옆으로 나란히-중간에는 사형수와 일반 평민들의 무덤을 가르는 오솔길이 있다-있었다. 폐병걸려 죽은 아들의 어머니가 아들의 무덤에 와서 곡을 하는데, 마침 사형수의 어머니도 와서 곡을 한다. 사형수의 무덤에는 하얗고 붉은 꽃이 꽃혀있다. 그 위에 검은 가마귀가 앉아 있다가 두 어머니가 돌아가자 가마귀도 '까악! ' 한번 울고 날아가 버렸다. 이게 무슨 이야기 일까? 청나라의 끝이나 조선의 끝이나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이고, 양반.귀족의 삶과 백성들의 삶은 달랐다. 그리고 왜놈들에게 빌붙었던 놈들과도 달랐지....

 

4. 내일

   산쓰 아주머니는 빠오라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빨강코 라오꿍과 푸른 얼굴의 아우는 매일 산쓰 아주머니 바로 옆집의 함형주점에서 술을 마신다. 라오꿍은 혼자 살고 있는 산쓰 아주머니와 아기가 걱정이다.  아기는 아프다. 빠오는 밤에는 더 아프고 낮에는 그나마 좀 나아진다. 산쓰 아주머니는 낮에 좀 덜한 것을 아기가 나아 가는것이라고 착각하고 병원에 가기를 미루었다. 어느날 빠오가 더 아팠기에 날이 새자마자 결국 집에 있는 돈을 긁어 의원에게 보인다. 의원은 처방전을 내려준다. 우매한 산쓰 아주머니는 집에 오는길에 약방에 들러 약을 사서 돌아온다. 그러나 그 거리가 멀고 힘이들어 한낮이나 되어야 돌아올 수 있었다. 산쓰 아주머니 역시 많이 지쳐있다. 너무 힘들어 쉬고 있자니 푸른얼굴의 아우가 아이들 안아서 산쓰를 도와준다. 빠오가 약을 먹은 것은 정오가 지나서였다. 오후가 되자 빠오가 마지막으로 '엄마'를 외치고 숨을 거두었다. 산쓰는 그저 우는 일 밖에 할수가 없다. 이웃에 있는 사람들이 관을 사고, 장례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산쓰가 관 뚜껑을 닫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지연되었다. 왕쥬할멈이 강제로 산쓰를 떼어놓고 관 뚜껑을 닫고 장례를 마쳤다. 그러나 산쓰는 여전히 빠오가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밤이 늦어 모여있던 사람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마지막 라오꿍과 푸른 얼굴의 아우도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 완전히 정막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내 생각에는 망해가는 청나라 또는 중국을 빗댄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푸른얼굴은 청나라를 상징? 산쓰 아주머니는 중국황제 또는 소위 권력자?, 빠오는 중국이라는 나라? 라오꿍은 얼굴이 붉다고 했으니 공산당? 글쎄....

    나라는 죽어 가는데 아무생각 없이 물레를 바닥에 내려놓고 주저하는 산쓰.... 손을 대기에 는 너무 늦은??? 망해가는 국가를 보고있는 작자의 심정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5. 작은사건

   화자는 시골에서 도시로 나왔다. 어느때인가 그는 인력거를 타고 가고 있었다. 날씨가 좋아져서 인력거는 꽤나 달렸는 모양이다. 그런데 갑자기 노인이 길 옆에서 달려나와 인력거에 살짝 부딛쳤다. 화자는 살짝 부딛쳤기에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자고 하였다. 그러나 인력거꾼은 잠깐 기다리라며, 쓰러진 노인에게 다가가서 "괜찮으십니까?" 하고 한다. 노인은 "다쳤다"고 이야기 하지만 화자가 보기엔 살짝 넘어졌는데 엄살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력거꾼도 별일 아님에도 그렇게 신경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력거꾼은 바로 앞에 보이는 파출소로 노인과 함께 걸어 들어갔다. 이때 화자는 비로소 자기의 양심의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인력거꾼이 점점 더 거대하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결국 파출소에서 경찰이 나와서 다른 인력거를 타고 가라고 하며, 그 인력거꾼은 더 이상 인력거를 끌 수 없다고 말한다. 화자는 부끄러운 마음에 경찰에게 동전을 한움큼 주면서 인력거꾼에게 전해주라고 했지만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글을 배우고 익혔지만 별로 외울수 없었는데 그 사건은 항상 자신의 눈 앞에 아른거리며, 부끄럽게 한다고 한다. 이것이 항상 양심이고 그런것 아닐까?

 

6. 머리털 이야기

   근대 중국에서도 머리때문에 곤란한 일들이 많았다. N선생은 기념일을 기억하는게 뭣이 중요하냐 면서 중국사람들은 하찬은 머리카락 때문에 얼마나 고충을 겪느냐고 이야기 한다. 사실 큰 죄를 지으면 머리(목)을 자르고, 좀 약하면 두들겨 패거나, 감옥에 가둔다. 그러나 머리털을 자르는 형벌은 없다.그만큼 하찬은 일이라는 것이다. N선생은 유학을 가면서 변발을 잘라 버렸는데 그렇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 질을 당하게 되고 감독관에 의해 장학금도 취소되었다. 그런데 막상 그 감독관도 강제로 변발을 깎여서 도망쳤다고 한다. 그 이후 집에 돌아 왔을때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했는데 듣다 못참게 되어 지팡이를 휘둘러서 그들을 쫒아 버렸다고 한다. 그러자 더 이상 욕하는 사람들이 없어졌다고... 나중에 또 학생들이 변발을 잘라버렸는데 그들은 학교에서 퇴학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학교 선생님들도 경찰에게 강제로 변발을 잘리우게 되자 그 이후로는 학생들을 퇴학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중국은 별것도 아닌 변발 때문에 많은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투를 자르는 것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목숨까지 끊은 그런 고리타분 한 일과 같다.

 

    N선생의 말 " 조물주의 채찍이 중국의 등판 위에 내려쳐지지 않는 한, 중국은 영원히 이런 식의 중국이지. 결코 스스로는 머리카락 한 올 조차 바꾸려 하지 않을 걸세"  우리나라 역시 구한말에 그랬고 지금의 청맹과니 같은 노인분들. 대구에 사는 그런분들, 어버이연합, 엄마부대를 이끌고 있는 늙은이들... 국정농단이 모두 밝혀졌는데도 아직도 대통령을 지키자느니, 군대에게 계엄령을 선포하라니 하는 인간들도 같다.

 

7. 풍파

  칠근은 비록 농촌에 살고 있지만, 일찍부터 출세를 해 볼 야심을 품고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로부터 그이 대에 이르기까지 3대가 호미자루를 잡아 본 적이 없었다. 그도 언제나처럼 사공 노릇을 하며 매일 한 번씩 이른 아침에 루진에서 읍내로 들어갔다가 해질녂이면 루진으로 돌아오곤 했다. 동네 사람들은 세상 소식에 밝은 칠근을 세상 소식에 밝은 인물로 알고 있었다. 어느날 칠근이 읍내에 들어갔다가 황재가 등극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온다. 그런데 칠근은 혁명때 읍내에 들어갔다가 변발을 깎였다. 변발이 없으면 황제가 대사령을 내려주지도 않고 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갑자기 걱정이 많아졌다. 인근 주점의 주인인 자오치는 황제가 등극했다는 소문에 변발을 늘어 뜨리고 도포를 입고 거들먹 거리며 칠근이 변발이 없음을 탓한다. 칠근의 아내도 칠근이 변발이 없음을 탓하며 우습게 깔보았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록 다른 소식이 없자 황제가 등극했다는 소식이 헛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칠근도 마음을 놓고 그 부인도 칠근을 우습게 보지 않게된다.

 

   별것도 아닌 소식에 이리저리 휩 쓸리는 촌구석의 인심을 나타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8. 고향

   화자는 30년 전에 멀리 도시에 나가서 살고 있다가, 고향에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가기 위해, 또 남아 있는 재산을 정리하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이라고 해도 떠나기 위해 찾는 고향이니 따뜻함을 느낄수가 없었을 것이다. 다시 찾은 고향은 을씨는 스러웠다.  어머니는 이미 이사 준비를 마치고 남은 가재도구를 일부는 팔고, 일부는 그냥 남들에게 주는 중이었다. 고햐에 왔을때 어머니가 '룬투'가 올것이라고 했다. 룬트는 그가 어렸을때 단 며칠간 함께 지냈던 소작농의 아들이었다. 룬투는 아버지 대신 정월의 큰 제사에 와서 제기들을 지키는 임무를 띄고 왔다. 화자가 중소도시의 담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즉 상대적으로 부자였던 탓에 힘든일을 하지 않았다.- 반면 룬투는 바닷가에서 그야말로 야생에서 사는 아이였다. 수박밭을 야생동물로 부터 지키기, 바닷가에서 조개겁데기 줍기등등 세상은 재미있는 일로 가득했다. 나중에 룬투를 따라가서 함께 놀기로 의기투합을 했지만 제사가 지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했고, 결국 30년만에 만나게 되었다.

 

    30년만에 만나는 룬투는 많이 늙고 세파에 찌들어(농사일, 중첩되는 세금, 착취) 옛날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룬투는 화자에게 예전처럼 쉽게 말을 못하고 '나으리' 라고 말하고, 화자 역시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그들 사이에 어느새 장벽이 쳐져 있었다. 화자의 어머니는 남은 가재도구중 룬투가 원하는 것을 주기로 하였고, 룬투는 촛대 등 몇가지를 챙겼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배에서 화자는 자신들처럼 이리저리 떠돌고 또 다른 신분으로 갈라지지 말고 조카 홍얼과 룬투의 아들 쉐이셩이 함께 생활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 그러다가 형태가 없고 어쩌면 보이지 않는것이 희망이 아닐까? 이것은 룬투가 조상을 숭배하는 것이나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자는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라고 정리한다.

 

10. 아Q정전

     아Q는 이름이나 나이등 모든 것이 정확하지 않다. 여기에서 Q는 중국의 문화혁명이 일어나기 전이니까, 현재의 한어병음으로 따지면 K정도 될것이나 그도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필자도 阿kuei정도로 안다고 한다. 이 아Q는 포기가 참 쉬운 인간이다. 다른사람에게 얻어 터지면 속으로 " 그는 내 아들이다. 아들이 아비를 때렸다. 그런데 나를 때릴 수 있는 아들을 두었으니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말을 또 남에게 하여 그사람들에게 더욱 얻어 터지거나 굴욕을 당한다. 또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신이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고 남을 경멸한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다가 오히려 그사람에게도 얻어 터진다. 그러다가 비구니승을 괴롭히게 되고 불현듯 비구니의 부드러운 살갓을 생각하며 갑자기 여자를 생각하게 된다. 다른 과부에게 갑자기 함께 살자고 했다가 얻어 터지고 쫒겨나며, 아무도 일을 시키지 않아 배를 곯게 되기도 한다. 결국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성안으로 도망 갔다가 거기에서 거인의 집에서 일을 하고, 거인집에서 도둑질을 해서 돈을 마련하여 다시 시골(미장)로 돌아온다. 주머니에 돈이 좀 있는 아Q를 보고 사람들이 다시 몰려 들지만, 중국 혁명의 와중에 뭐가 뭔지도 모르고 달려 들었다가 결국 사형에 처하게 된다는 다소 겉으로 보기에는 황당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아Q가 청말의 중국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 각국에서 중국을 우습게 보고 이나라 저나라에서 멸시를 하지만 중국 자신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존심만 살아 있던 나라가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점점 더 멸시를 당하게 되고, 일본에게 까지 당하게 되어 만주도 빼앗기지 않았는가? 또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빼앗기고.... 그러다가 장제스에 의해 청나라가 멸망하고, 또 공산혁명으로 이어지는 중국을 그리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의 중국 보다 더욱 비참했던 것은 이나라 조선, 그리고 대한제국이 아닌가? 조선은 세계열강들이 몰려와서 금강채굴권, 입목벌채권, 석탄채굴권, 철도 부설권등을 나누어 먹고, 조선은 자신의 힘을 키우기 보다는 러시아, 일본, 중국등 이곳 저곳에 목숨을 기대려 하고, 일부 지식인들은 일본이나 러시아에 빌붙어서 자기 재산이나 불려 처먹었지 않은가? 참 답답하다.

 

11. 단오절

 

    팡시엔처(方玄 fāng xuán chuò) 는 교원이면서 관리이다. 인생에 있어 '그게 그거다' 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고 생각한다. 어떤 병사가 수레꾼을 때리는 것을 보면 예전에는 분개하였지만, 만약 이 수레꾼이 병사가 되고 병사가 수레꾼이 된다면 역시 그도 때릴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그게 그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분개하지 않게 되었다. 학교에서 교원들의 급여가 체불되었다. 교원단체에서 집단 행동에 나설때 그는 나서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만 지지했다. 결국 몇몇 교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경찰로 부터 피터지게 얻어 터진끝에 약간의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팡시엔처는 가만히 앉아서 급여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는 관리들의 급여도 체불되어 그의 아내가 쌀이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관리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역시 그는 '그게 그것' 이라고 생각하고 역시 나서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만 지지할 따름이었다. 정부에서는 아무리 집단행동을 해더라도 초 여드랫날 월급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단오명절을 보내기 위해 친구에게 돈을 꾸러 갔으나 역시 못얻었다. 그 자신 역시 얼마전에 다른 친구가 자기에게 돈을 꾸러 왔을때 있으면서도 꿔주지 않은 사실을 상기했다. 그리고 자신이 월급을 초 여드랫날이나 받게되니 술을 외상으로 가져다 마시고 초 여드랫날 주겠노라고 우긴다.

 

    하~ 이것참... 모든 것을 자기합리화 하는 사람을 빗댄것인지...아님 모든 책임을 다른사람에게 넘긴다는 것인지...

 

12. 흰 빛(白 光)

     전스청(陳士成 zhèn shì chéng)은 秀材 시험을 보았으나 낙방하였다. 그는 이로서 16번째 낙방이다. 그 충격에 미쳐서 예전에 집 마당에 은이 묻혀 있었을 것이라는 할머니의 할머니가 했던 말을 믿고 땅을 파헤치다가 미쳐서 저수지에 빠져 죽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결국 아무것도 없는 허깨비만 쫒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말일까?

 

13. 토끼와 고양이

     셋째댁에서 토끼를 기르게 되었다. 그런데 새끼가 태어 났더니 얼마후에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고양이가 물어 간것 같다고들 한다. 새끼 토끼는 태어나서 아무도 보지 못한새에 그들의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토끼가 안되었다고 화자는 생각했다. 그 결과 고양이를 미워하게 되고... 그 고양이를 죽였는 안죽였는지 모르지만 화자는 책장에 숨겨둔 청산가리 병으로 눈길이 갔다고 한다. 과연 그는 고양이를 죽였을까?

 

14. 오리의 희극

    러시아에서 온 장님 에로센코는 베이징에는 자연의 소리가 없다고 불평하였다. 미얀마에서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동물의 소리, 그리고 가끔 뱀이 쉭쉭 거리는 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자연의 소리가 그리웠던 그는 개구리 소리를 듣고자 작은 연못에 올챙이를 사다 넣었다. 올챙이들이 발이 나왔다고 아이들이 알렸을때 그는 매우 기뻐했다. 또 얼마후에 오리장사들이 와서 오리를 사라고 하자 4마리를 샀다. 그 오리 새끼들이 삐약 거리며 아장아장 마당을 다녔다. 그리고 얼마후에 그 오리새끼들이 연못에 들어가서 올챙이들을 다 잡아 먹어 버렸다. 오리의 털 색이 바뀔때쯤 에로센코는 러시아로 떠났다.

 

15. 마을연극

     작자가 어린시절의 마을 연극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면서 콩서리를 했던 추억을 이야기 한다. 그때 그 추억으로 커서도 연극을 두편 보았으나 시끄럽고 재미 없어서 그 뒤로는 연극을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한다.